부산 취약층 집수리 ‘희망 프로젝트’ 80대 홀몸노인-아동복지시설 선정
기업 지원금-건축가 재능기부 합작… 단열주택-화단-놀이공간 지어줘
혼자 사는 할머니 집과 저소득층 아동복지시설에 추위를 녹이는 희망의 빛이 든다.
29일 부산 사상구 백양대로(주례동) 심모 할머니(84) 집과 해운대구 아랫반송로(반송동) 성분도 빛둘레 지역아동센터에서 ‘희망(HOPE)프로젝트’ 입주식이 열린다.
희망 프로젝트는 부산시와 부산국제건축문화제가 기업 재원 기부와 건축가의 재능 기부로 자립이 어려운 사회적 약자의 주거환경을 확 바꾸는 사업이다. 희망 6호로 새로이 단장한 심 할머니의 원래 집은 총면적 50m²에 50년이 넘은 낡은 집이었다. 지붕은 비막이, 벽은 바람막이에 불과했다. 허리가 굽어 거동이 불편하지만 집안에 화장실이 없어 수년간 옆집 화장실을 이용했다. 정신장애가 있는 아들이 병원에 입원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심 할머니의 새 보금자리는 지난해부터 이 사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경동건설(사장 김정기)이 재원을 후원했다. 부산에서 작품 활동을 하는 여성 건축사이자 올해 부산젊은예술가상을 받은 손숙희 건축사(수가디자인건축사무소)는 설계 재능 기부를 했다. 디자인 시움 이형삼 대표가 시공을 맡았다. ㈜에너집 황현승 대표, ㈜두산건설 김석일 소장, ㈜한신산업 부산사무소 소태수 이사, 사상구청 등은 재원 지원을 비롯해 크고 작은 도움의 손길을 보탰다. 손 건축사는 “단열이 잘되고 기본적인 주거 기능에 불편이 없는 주택으로 지었다. 여러 분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철거 때 나온 대들보와 서까래를 모아 화단을 만들고 할머니가 다니기에 편하도록 방과 거실의 턱을 없앴다. 심 할머니는 “이렇게 좋은 집에 살게 도와준 사람들에게 축복을 내려 달라고 매일 기도한다”며 감사했다.
희망 7호 대상은 그동안 추진해 온 개인 주택과는 달리 부산성베네딕도수녀회에서 운영하는 아동복지시설이다. 부모의 귀가 시간이 늦거나 방과 후 자녀들에 대한 교육 지원이 어려운 결손가정 아이들의 보호와 생활지도를 하는 곳이다.
1987년 부산진구 당감동에서 문을 열었지만 1995년 택지개발이 진행되면서 반송으로 이전했다. 그동안 임대 건물을 전전해 왔지만 올해 재단에서 현재 건물을 사들였다. 하지만 건축면적 89.76m²의 4층 건물은 20년 이상 돼 센터 기능에 맞는 수리가 필요했다. 본래 식당과 근린생활시설로 사용하던 곳이었다.
집수리 비용은 지역 주택건설업체인 ㈜이진종합건설(회장 전광수)이, 건물 외부 디자인 및 총괄 감독은 동의대 건축학과 신병윤 교수가 재능 기부를 했다. 신 교수는 지난해 희망프로젝트 운영위원장을 맡았다. 미래에셋과 서울국제여성회 등에서도 힘을 보탰다.
1층은 식당과 쉼터, 다용도 문화공간, 2층과 3층은 학습공간, 4층은 수녀들의 생활공간으로 꾸몄다. 담당 수녀는 “어린아이들이 꿈과 재능을 펼칠 수 있는 영양분 같은 기회와 넉넉한 공간을 마련해 줘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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