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집 10곳중 6곳 3년내 문닫고 프랜차이즈 커피점 67%는 ‘건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5일 03시 00분


삼성카드 최근 4년간 가맹점 분석

국내 외국계 은행을 다니다 2011년 퇴직한 지점장 출신 A 씨(53)는 3년 전 카페 사장님이 됐다. 퇴직금으로 받은 3억 원으로 치킨집을 차릴지, 커피 전문점을 차릴지 고민한 끝에 2억 원을 들여 서울 광진구에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을 열었다. “주변 퇴직자들 중에 치킨집, 김밥 전문점 등 온갖 업종에서 창업한 사람들이 많아요. 2년 만에 문 닫은 사람도 있는데 그나마 본전 안 까먹고 있어 다행이죠.”

‘베이비부머’(1955년에서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가 은퇴 시기에 접어들면서 창업하는 50대가 늘었다. 길어진 노후에 대비하기 위해 60대 이상의 창업도 늘어나는 추세다. 때 이른 퇴직을 한 40대까지 겹치면서 창업 전선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카드가 2010년 9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4년간 가맹점 현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10년에 새로 문을 연 가맹점 10곳 중 6곳은 가게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보면 50대 이상 은퇴자를 중심으로 ‘생계형 창업’이 늘어난 데 비해 50대 미만 창업자의 비중은 줄었다. 창업한 개인사업자 중 50대의 비중은 2011년 18.57%에서 2014년 22.28%로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창업의 주축인 4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35.89%에서 2014년 35.47%로 비슷했다.

창업 후 사업이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지 보여 주는 ‘사업 유지율’에는 불황의 그림자가 짙게 반영됐다. 대표적 창업 업종인 치킨 전문점의 경우 10곳 중 6.3곳이 3년 내에 문을 닫았다. 특히 70대 이상 치킨집 사장 중 91%는 3년 안에 사업을 그만뒀다. 고연령 창업자가 사업을 지속하는 데 특히 어려움을 겪는다는 의미다.

얄팍해진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에 문을 닫는 주점도 크게 늘었다. 2010년 문을 연 주점 중 4년간 사업을 계속하고 있는 곳은 29.7%에 불과했다. 주점 창업도 크게 줄어 2011년, 2012년에는 전체 창업 업종 중 2위를 차지했지만, 2013년부터는 6위로 뚝 떨어졌다. 커피 전문점의 경우 10곳 중 5.6곳이 3년 안에 사라졌다. 하지만 프랜차이즈형 커피 전문점은 유지율이 66.7%로 비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40.5%)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창업 업종은 사업자 연령대별로도 차이를 보였다. 20, 30대는 미용실이나 네일숍 등 뷰티 관련 업종을, 40, 50대는 음식점이나 편의점을 많이 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 업종의 연령대별 사업 유지율은 50대 사업자의 4년간 사업 유지율이 48%로 가장 높았고, 20대는 30%로 가장 낮았다.

고영현 삼성카드 비즈 애널리틱스팀장은 “전문 기술 담보 업종을 제외하고는 소비자의 생활 변화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업종이 강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었다”며 “가맹점이 사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빅데이터를 이용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삼성카드 가맹점#치킨집#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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