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춘천시 중도 고조선 유적지 보존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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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회의서 테마파크 건설에 난색

글로벌 테마파크 ‘레고랜드 코리아’ 공사가 진행 중인 강원 춘천시 중도의 고조선 유적을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춘천 중도 고조선 유적지 보존 및 개발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7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중도 고조선 유적지 레고랜드 개발이냐, 보존이냐’를 주제로 학술회의를 열었다.

이형구 선문대 석좌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56만 m²에서 917기의 주거지가 발굴됐는데 이를 감안하면 중도는 6000∼7000명 주민이 거주한 대단위 취락이었을 것”이라며 “중도 유적 전체를 보존하고 조사 연구해 고조선 시대 역사를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중도에서 101기의 고인돌이 발견된 것만으로도 국내 최대의 고고학적 성과”라며 “고인돌이 남북 방향으로 배치돼 방향성을 갖고, 대소별로 매장돼 위계성을 나타내고 있는 것을 보면 당시 사회가 계층화돼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라고 덧붙였다.

우실하 항공대 교수는 ‘중국 랴오허문명 지역 고대 유적지 보존사례 및 역사의식’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단일 규모로는 최대인 중도 유적에 레고랜드 놀이공원이 건설된다는 소식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중도의 대규모 고대 유적군은 그 자체로 좋은 역사교육의 장으로 레고랜드 건설이 아니라 ‘고조선 랜드’, ‘역사문화공원’을 만들 자리”라고 밝혔다.

토론자로 나선 오동철 춘천역사문화연구회 사무국장은 “레고랜드가 춘천지역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하다면 시민의 동의를 전제로 역사 유산을 파괴하지 않는 현명한 개발이 요구된다”며 “레고랜드 개발과 관련해 문제점은 없는지 세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범국민운동본부 소속 이광원 한민족연구회 상임회장과 김창환 운동본부 사무총장은 5일 레고랜드 코리아를 상대로 한 ‘공사 금지 및 청동기 유적 이전 금지, 파손 금지 가처분 신청’을 춘천지법에 제출했다. 가처분 신청은 하중도에서 건설 공사를 진행하는 행위, 고인돌 101기 가운데 48기를 다른 장소로 옮기는 행위, 집터·방어용 환호(마을 주변을 둘러싼 도랑) 등 유적지를 파손하는 행위 등 3가지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레고랜드 코리아’는 2017년 상반기 놀이시설 중심의 테마파크가 개장하고 호텔, 콘도, 워터파크, 스파, 아웃렛 등 나머지 시설은 2018년 완공 예정이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글로벌 테마파크#레고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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