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역대 최고 ‘물수능’으로 평가받았다. 이런 기조는 2016학년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교육부가 EBS 수능 연계 영어교재의 단어 수를 줄이고, 수학교재의 종류와 문항 수를 줄이겠다고 발표한 것도 쉬운 수능을 예상하는 근거다. 하지만 쉬운 수능이 변별력을 떨어뜨렸다는 비판을 받은 만큼, 상위권 변별력을 높이기 위한 1, 2개의 고난도 ‘킬러 문항’이 등장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2016학년도 수능이 대체로 쉽게 출제된다 하더라도 수험생이 실제 체감하는 난이도는 예상하기 어렵다. 또 문제가 쉽고 학습 부담이 줄어든다고 해서 준비를 대충해도 된다는 얘기는 아니다. 입시 전문가들은 예비 고3은 겨울방학부터 1년간의 장기적인 학습 로드맵을 짜야 한다고 조언한다.
○ 겨울방학: 목표를 정하고 개념을 다져라
예비 고3은 목표 대학을 정하고 그에 맞는 학습전략을 세워야 한다. 일반적으로 인문계는 국어 B형, 수학 A형, 영어, 사회탐구, 자연계는 국어 A형, 수학 B형, 영어, 과학탐구의 시기별 계획을 세워야 한다. 6, 9월에 치르는 수능 모의평가와 3, 4, 7, 10월에 치르는 전국연합학력평가 일정을 확인하고 연간 학습 계획과 목표 성적을 정하도록 한다.
이 시기는 어느 한 과목에 집중하기보다는 수능 전 범위를 한번 학습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 교과서나 자신의 능력에 맞는 문제집이나 참고서, 그동안 치른 모의고사 시험지 등을 보면서 자신의 약한 부분과 개념 이해가 부족한 부분을 찾아야 한다. 이종서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비교적 시간 여유가 있기 때문에 영역별로 기본 개념과 원리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취약 교과와 단원에 공부 시간을 쓰라”고 말했다.
자신에게 적합한 수시전형도 찾아봐야 한다. 먼저 학생부 교과성적과 비교과영역, 모의고사 성적 등을 기준으로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지 판단한다. 자기소개서가 필요한 수시전형 지원을 고려한다면 미리 자기소개서를 한번 써보는 것을 추천한다. 부족한 점이 있다면 실제 원서접수 전까지 보완책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 1학기: 실전 연습, A·B형 최종 결정하라
1학기가 시작되면 수능 기출문제 등을 통해 실전 연습을 해보자. 시험시간을 안배하는 연습도 병행하는 것이 좋다. 3, 4월 두 차례의 전국연합학력평가를 통해 자신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 부족한 영역과 단원도 알 수 있다. 학력평가 결과에 연연하기보다는 6월 모의평가에 맞춰 약점 줄이기를 계속해야 한다. 생각보다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다면 이 시기에 A형으로 변경해 보자. 9월 모의평가 때가 돼서야 변경하는 것은 너무 늦다. 보통 6월 모의평가가 끝난 뒤 A, B형을 최종 결정하는 것이 좋다. 단 목표 대학이 A형으로도 지원 가능한지를 따져봐야 한다.
중간 기말고사도 놓쳐서는 안 된다. 수시에서는 3학년 1학기까지 내신성적이 반영되고 특히 서울 상위권 대학은 3학년 내신의 반영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 여름방학: 약점 집중 보완, 수시모집 준비
너무 많은 목표를 세우면 되레 독이 된다. 약점을 보완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취약 영역과 단원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기출문제를 다시 확인하면서 자주 출제되는 부분을 검토하고 학습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좋다.
방학 시작과 동시에 대학의 전형일정, 전형방법 등을 확인하고 대학별고사 준비도 시작하도록 한다. 논술을 보는 대학이라면 기출문제를 찾아 직접 답안을 작성한 뒤 모범답안과 비교해 보고 교사에게 도움을 얻는 것이 좋다. 면접을 보는 전형이라면 기출문제를 찾아보고 예상문제와 답안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적성검사를 보는 전형에 지원할 경우 출제경향을 대학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해 자신에게 유리한 곳을 선택한다.
학생부종합전형에 지원하려면 방학 동안 자기소개서를 완성해 두자. 대학별로 글자수 제한도 있기 때문에 미리 써두면 9월 원서접수 때 당황하지 않고 지원할 수 있다.
○ 2학기: 모의평가 결과 따라 수시 지원
9월 모의평가 결과에 따라 수시 지원 대학을 결정한다. 모의평가 결과에 따라 정시에서 진학 가능하거나 약간 상위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좋은 전략이다. 너무 많은 곳에 지원하면 수시와 정시 모두 망칠 수 있다.
수능 50일 전부터는 6, 9월 모의평가를 통해 확인한 약점을 중심으로 마무리 학습에 들어간다. 오답노트는 효과적인 수단이지만 너무 많은 시간을 들이지 말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제 위주로만 정리한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능이 다가올수록 새로운 것을 하기보다는 지금까지 학습한 것을 복습하고 오답노트를 통해 취약 단원을 공부하는 것이 좋다. 수능 직전에는 수능과 똑같은 시간표대로 기출시험, 모의평가를 다시 풀어보며 컨디션을 관리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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