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회장에 하창우씨 ‘2전 3기’ 당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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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검사 경력없이 30년 변호사 생활, “사법시험 존치”… 상고법원에 부정적

30년째 변호사 외길을 걸어온 하창우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61·사법연수원 15기·사진)이 ‘2전 3기’ 끝에 재야 법조계의 수장 자리에 올랐다. 하 변호사는 12일 치러진 제48대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4명의 후보 중 유일한 ‘비(非)전관(전직 판검사)’ 후보였다.

이날 변협 회원 1만5545명 가운데 9022명이 참가한 투표에서 하 변호사는 3216표(35.8%)를 얻어 2595표(28.8%)를 얻은 소순무 전 법무법인 율촌 대표변호사(64·10기)를 619표 차로 제치고 회장에 선출됐다. 3위인 박영수 전 서울고검장(63·10기)은 2569표, 차철순 전 변협 수석부회장(63·5기)은 602표를 얻었다. 하 변호사는 다음 달 23일 공식 취임하며 임기는 2017년 2월까지다.

하 변호사는 당선이 확정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신뢰를 얻는 변협을 만들겠다”며 “변호사 업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일자리 창출과 연간 변호사 배출 인원 감축 등 공약 사항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희망의 사다리인 사법시험을 반드시 존치시키겠다”고 밝혔다.

하 변호사는 1985년 사법연수원 수료 후 고용 변호사로 5년, 개업 변호사로 25년간 활동한 ‘재야’ 변호사로, 서울변호사회 총무이사와 변협 공보이사를 거쳐 2007∼2009년 서울변호사회장을 지냈다. 서울변호사회장일 당시 도입한 변호사들의 ‘법관 평가제’는 전국 지방변호사회로 확산돼 권위적인 법정 문화를 개선하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경남 남해 출신으로 양승태 대법원장의 경남고 7년 후배다.

법조계에서는 하 변호사가 대한변협 회장으로 선출된 이유로 ‘오랜 준비’를 꼽았다. 2011년 46대 변협 회장 선거에서 대형 로펌 대표 출신인 신영무 전 회장에게 고배를 마신 하 변호사는 2013년 재도전을 준비했지만 김현 변호사와 단일화하고 불출마했다. 3번째 도전인 이번 선거에 내세운 슬로건도 ‘준비된 변협 회장’이었다.

하 변호사가 변협 회장에 취임하면 법조 3륜의 또 다른 축인 법원, 검찰과의 관계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 변호사는 대법원이 추진하는 상고법원 설치 대신 대법관을 대폭 증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신의 업적인 법관 평가도 더욱 강화해 법원 견제와 사법 개혁의 단초로 삼겠다는 각오다. 최근 문제가 된 검찰의 변호사에 대한 징계개시신청권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변협#하창우#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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