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개발원 보고서
반년 앞당겨… 시행 첫해 신입생 倍로
중-고교까지 교사 증원에만 6조 들어
정부가 도입을 추진하는 초중고교 가을학기제 전환에 12년간 최대 10조 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한국교육개발원이 최근 발표한 ‘9월 신학년제 실행방안’ 보고서에 따른 것이다.
2017년부터 초등학교 입학을 6개월 앞당겨 일괄 수용하는 방법으로 가을학기제를 시행하면 2018년 3월에 초등학교 입학 예정인 학생들(2011년생)이 2017년 9월에 입학하게 된다. 이 경우 각 초등학교에는 2017년 3월 입학생과 9월 입학생이 동시에 재학하게 돼 신입생 수가 두 배 가까이로 늘어난다. 이 학생들이 중학교에 입학하는 2023년,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26년에도 교원과 학급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 이 경우 2029학년도가 돼야 초중고교가 모두 완전히 가을학기제로 전환된다. 이 보고서는 12년간 교원 30만1722명 증원에 6조3362억 원, 학급 4만940개 증설에 4조940억 원 등 총 10조4302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가을학기제 도입 첫해부터 학생 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여파를 줄이기 위해 초등학교 신입생을 출생일에 따라 6년에 걸쳐 분산 수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 경우 매년 교원과 학급 확충에 필요한 비용은 일괄 수용에 비해 줄어들지만 중고교까지 가을학기제가 완전히 정착하는 데는 5년이 늘어난 17년이 걸린다. 총 비용은 9조1057억 원으로 크게 줄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교육부는 실제로 보고서 추산처럼 많은 비용이 들어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부 박성민 학교정책과장은 “보고서는 6개월을 한꺼번에 조정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데, 이 방법은 실현하기가 어렵다”며 “올해 상반기에 비용이 덜 드는 대안을 내놓고 공론화 과정을 거쳐 도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교육계에서는 제도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김동석 대변인은 “가을학기제 도입은 대학 입학, 취업, 군입대 등까지 영향을 줘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든다”며 “2007년 노무현 정부 때에도 도입을 추진하다 국민적 공감을 얻지 못한 제도인 만큼 철저한 효과 분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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