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11시 35분 경 충남 공주시 계룡면 23번 국도에서 11t 화물차가 국토 도보 행진단을 호위하던 경찰 순찰차 등을 덮쳤다. 이 사고로 경찰관 최모 경사(40) 등 10명이 중경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화물차가 행진단을 곧바로 덮쳤더라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방학 때면 봇물을 이루는 국토대장정이 사실상 사고에 무방비인 셈이다.
사고는 화물차가 국토 행진단의 후미에서 호위를 하고 가던 순찰차와 진행요원용 승합차 2대를 차례로 들이받으면서 발생했다. 화물차는 다시 튕겨 나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뒤 편도 2차로의 1, 2차로 사이에 전복됐다. 이 사고로 최 경사와 고교생 1명을 포함한 행진단 4명과 승합차의 스태프 3명 등 10명이 다쳤다.
경찰은 화물차 운전자 김모 씨(55)가 사고지점에서 졸음운전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자가 음주를 했거나 DMB를 시청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했지만 그렇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도보 행진단은 3일 해남 땅끝 마을을 출발해 23일 파주 임진각까지 갈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도보 행진단이 동계 국토대장정 프로그램을 마련해 고교생과 대학생,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참가자를 모집한 것으로 보인다”며 “행진 참가자는 100여명 30여명은 스태프로 구성돼 있다”고 말했다.
방학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국토 대장정은 대부분 인도가 별도로 없는 국도를 이용하기 때문에 이번 같은 사고 위험성이 상존한다. 프로그램 기획사들이 길을 헤매지 않고 주어진 시간 안에 목표지점에 돌파하기 좋은 국도를 중심으로 코스를 짜기 때문이다. 참가자들이나 진행요원 모두 극심한 피로상태에서 행진을 하거나 지원업무를 담당하기 때문에 안전에 대한 주의력도 시간이 갈수록 떨어진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발생한 사고도 화물차가 후미의 호위차량이 아니라 행진단을 직접 덮쳤더라면 끔찍한 참사로 이어졌을 것”이라며 “국도를 되도록 이용하지 않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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