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잃어버린 주인이 나중에 동물보호센터를 통해 되찾을 경우 ‘구조비용’을 내야 한다. 또 반려동물을 잃어버리면 반드시 신고해야 하고 이를 어기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의 ‘2015년 동물복지정책 추진 방안’을 마련했다고 14일 밝혔다. 지난해 5월 발표한 반려 및 유기 동물에 관한 종합계획인 ‘서울 동물복지계획 2020’ 2년차를 맞아 반려동물 주인의 책임을 한층 강화한 것이다.
시는 올해 3월 ‘동물보호조례’ 개정안을 마련해 동물을 분실했다가 찾아가는 주인에게 구조 및 보호 비용을 받기로 했다. 기존 조례에도 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근거가 있지만 금액이 정해지지 않아 사실상 유명무실했다. 시는 일정한 금액을 납부하는 정액제와 시간에 따라 금액이 늘어나는 할증제를 검토 중이다.
정액제는 구조비용과 1일치 보호비용을 합해 5만 원을 부과하는 것이다. 할증제는 구조비용과 1일치 보호비용을 합쳐 5만320원에서 시간이 갈수록 증가하는 방식이다. 최대 10일까지 총 7만4648원을 부과할 수 있다. 시는 동물 반환에 따른 비용 청구가 처음인 만큼 일단 정액제 도입 후 추후 할증제를 도입하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시가 반려동물 주인에게 구조비용까지 부담시키려는 이유는 연간 1만 마리에 이르는 유기동물 문제 때문이다. 지난해 1∼11월 서울에서 발생한 유기동물은 9005마리에 달한다. 개 6234마리, 고양이 2495마리, 기타(토끼 햄스터 조류 등) 276마리였다. 이 가운데 46.3%(4170마리)는 안락사나 병사로 숨졌고 입양된 동물은 26%(2340마리)를 차지했다. 반면 주인을 찾은 동물은 23.2%(2085마리)에 그쳤다.
동물보호 시민단체 ‘카라’의 전진경 이사는 “잃어버린 동물을 찾아갈 때 합리적인 수준의 비용을 청구하는 것은 주인의 책임감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구두로 이뤄지던 동물 반환 신청도 서면으로 바뀌고 반드시 동물 보호 교육을 받은 주인만 돌려받을 수 있다. 현재 동물을 잃어버렸을 때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하는 대상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분실신고 의무 대상은 동물 등록을 한 개에 한정됐다. 시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협의해 미등록한 개와 고양이까지로 신고 대상을 확대하고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과태료 30만 원을 부과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현재 어린이대공원과 월드컵공원에 설치된 반려견 놀이터는 올해 1곳이 추가된다. 지난해 3∼9월 운영한 결과 어린이대공원은 1만4273마리(일평균 66마리), 월드컵공원은 2만5577마리(일평균 147마리)의 애완견이 이용했다. 시 동물복지과 관계자는 “서울숲을 비롯해 시내 대형 공원을 후보지로 살펴보고 있다. 공사는 오래 걸리지 않기 때문에 연내 개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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