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반찬을 남겼다는 이유로 네 살배기 여자 어린이를 폭행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다른 어린이를 추가로 학대한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보건복지부가 사건이 발생한 어린이집 운영과 해당 보육교사의 자격을 정지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복지부는 이날 중으로 어린이집 운영정지와 해당 보육교사 자격을 정지하겠다며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추가 법령위반사항이 밝혀지면 아동복지법과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시설 폐쇄 조치를 하고 원장 등에 대해서도 고발조치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4일 인천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문제가 된 폭행사건 발생 사흘 전인 5일 오후 보육교사 양모 씨(33·여)가 한 어린이의 허리춤을 강하게 잡아채는 모습이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양 씨가 또 다른 어린이의 머리를 실로폰 봉으로 가볍게 때리는 장면도 담겨 있었다. 이는 경찰이 확보한 CCTV 최근 24일치 분량 가운데 분석이 끝난 5일치에서 확인됐다. 나머지 CCTV 분석 결과에 따라 폭행이나 학대 정황이 추가로 확인될 가능성이 있다.
이 어린이집 원생 부모 10여 명은 “지난해 3월부터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 선생님이 무섭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양 씨가 과거 근무했던 어린이집에서도 비슷한 의혹이 제기돼 경찰은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경찰은 12일 양 씨를 불러 한 차례 조사했고 조만간 양 씨를 다시 소환해 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현행 아동복지법은 아동을 신체나 정서적으로 학대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8일 낮 12시 50분경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한 어린이집에서 딸(4)이 양 씨에게 폭행당했다”는 신고를 접수한 뒤 수사에 착수해 폭행 장면이 촬영된 동영상을 확보했다. 피해 어린이는 점심 급식으로 나온 반찬 중 김치를 남겼는데 양 씨가 이를 강제로 먹인 것으로 확인됐다. 겁에 질려 다리를 꼬고 구역질이 난 듯 손을 입으로 가져가자 양 씨는 어린이의 손을 낚아채기도 했다. 어린이가 결국 김치를 뱉어내자 양 씨는 체중을 실어 오른손으로 강하게 머리를 내리쳐 쓰러뜨렸다.
동영상엔 얻어맞은 어린이가 벌떡 일어나 자신이 뱉어낸 음식물을 손으로 쓸어 담는 장면이 담겨 부모들을 더욱 분노케 했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원생 10여 명이 겁에 질린 듯 무릎을 꿇은 채 꼼짝 않고 폭행 현장을 지켜보는 장면도 공분을 샀다.
어린아이에게 ‘핵 펀치’를 날려 쓰러뜨린 양 씨를 향한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본보가 이 사건을 보도한 14일 인터넷 포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양 씨의 야만적인 폭행을 비난하고,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글이 넘쳤다. 대부분 “폭력을 휘두른 교사를 구속 수사하고, 자격증을 박탈하는 것은 물론이고 폭행을 방치한 어린이집을 폐쇄하라”고 요구했다. 일부 인터넷 이용자는 양 씨의 실명과 사진 등 개인정보를 SNS에 올리고 해당 어린이집의 이름과 위치, 전화번호 등을 추적해 공개하며 항의와 비난 글을 남기고 있다.
폭행 사건 어린이집 운영정지 소식에 누리꾼들은 “폭행 사건 어린이집 운영정지, 정말 피가 거꾸로 솟는다” “폭행 사건 어린이집 운영정지,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폭행 사건 어린이집 운영정지. 사진=YTN 캡처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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