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반찬을 남겼다는 이유로 네 살배기 여자 어린이를 폭행한 사건이 발생한 인천 연수구의 어린이집이 운영정지 조치 후 폐쇄될 예정이다.
15일 이재호 인천 연수구청장은 영유아보육법 제45조 4호 및 시행규칙 38조에 따라 아동 폭행 사건이 일어난 해당 어린이집을 시설폐쇄 처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아동폭행 혐의를 받는 보육교사가 확정 판결을 받은 이후에야 시설폐쇄가 가능하므로 실제 조치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그때까지 구는 어린이집의 운영을 정지할 계획이다.
폭행 혐의를 받는 해당 보육교사와 어린이집 원장에 대해서는 형사 처벌과 별도로 관련 법에 따라 자격정지나 취소 처분할 계획이다.
한편 14일 인천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급식 반찬을 남겼다는 이유로 네 살배기 여자 어린이를 폭행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다른 어린이를 추가로 학대한 정황이 포착됐다.
문제가 된 폭행사건 발생 사흘 전인 5일 오후 보육교사 양모 씨(33·여)가 한 어린이의 허리춤을 강하게 잡아채는 모습이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양 씨가 또 다른 어린이의 머리를 실로폰 봉으로 가볍게 때리는 장면도 담겨 있었다. 이는 경찰이 확보한 CCTV 최근 24일치 분량 가운데 분석이 끝난 5일치에서 확인됐다. 나머지 CCTV 분석 결과에 따라 폭행이나 학대 정황이 추가로 확인될 가능성이 있다.
이 어린이집 원생 부모 10여 명은 “지난해 3월부터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 선생님이 무섭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양 씨가 과거 근무했던 어린이집에서도 비슷한 의혹이 제기돼 경찰은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경찰은 12일 양 씨를 불러 한 차례 조사했고 조만간 양 씨를 다시 소환해 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현행 아동복지법은 아동을 신체나 정서적으로 학대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8일 낮 12시 50분경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한 어린이집에서 딸(4)이 양 씨에게 폭행당했다”는 신고를 접수한 뒤 수사에 착수해 폭행 장면이 촬영된 동영상을 확보했다. 피해 어린이는 점심 급식으로 나온 반찬 중 김치를 남겼는데 양 씨가 이를 강제로 먹인 것으로 확인됐다. 겁에 질려 다리를 꼬고 구역질이 난 듯 손을 입으로 가져가자 양 씨는 어린이의 손을 낚아채기도 했다. 어린이가 결국 김치를 뱉어내자 양 씨는 체중을 실어 오른손으로 강하게 머리를 내리쳐 쓰러뜨렸다.
동영상엔 얻어맞은 어린이가 벌떡 일어나 자신이 뱉어낸 음식물을 손으로 쓸어 담는 장면이 담겨 부모들을 더욱 분노케 했다.
경찰에 따르면 양 씨는 1급 보육교사 자격증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르면 이날 오후 양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폭행 사건 어린이집 운영정지 소식에 누리꾼들은 “폭행 사건 어린이집 운영정지, 정말 피가 거꾸로 솟는다” “폭행 사건 어린이집 운영정지,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폭행 사건 어린이집 운영정지. 사진=YTN 캡처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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