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4시경 금호타이어 광주 곡성공장 1노조 전 간부 박모 씨(34)가 광주 북구 운암동 D병원 병실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링거걸이에 혁대로 목을 매 뇌사상태에 빠진 박 씨는 C대학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날 오후 9시경 숨졌다.
박 씨는 7일 밤 직장 동료 장례식장에서 같은 직장 2노조 전 간부 정모 씨(49)에게 뒷머리를 소주병으로 맞아 병원에 입원했다. 정 씨는 당시 경찰조사에서 “15세나 어린 박 씨가 거친 욕설을 해 홧김에 소주병으로 때렸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 씨는 “정 씨가 술을 마시자고 했으나 고인 보상 문제 논의하고 있는 만큼 나중에 자리를 하자고 했다”고 반박했다.
폭행 사건을 둘러싼 진실게임은 8일 사내에 양 측 주장이 담긴 대자보가 붙으면서 가열됐다. 박 씨는 경찰에 “(내가 욕설을 했다는) 사실과 다른 대자보가 붙어 더 힘들다. 정 씨를 엄하게 처벌해 달라”고 했다. 대자보 부착 1주일 후 박 씨는 직장 동료 심모 씨에게 ‘폭행사건과 관련해 억울하다. 죽음으로 증명하겠다’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경찰은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인격살인’이라는 내용의 글이 적힌 약 봉지를 확보하고, 노노 갈등이 자살 원인이었을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하지만 양측 노조 측은 “노노 갈등이 아닌 개인 간 감정 다툼에서 빚어진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곡성공장은 2010년 워크아웃 과정에서 구조조정 규모 등을 놓고 노조원 간 갈등을 빚다 결국 복수 노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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