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어린이집은 괜찮을까’…아동학대 여부 체크포인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6일 20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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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모 어린이집 폭행 사건을 계기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 ‘보육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막연히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평소 어린이집에 다니는 자녀의 반응이나 신체 특징 등을 주의 깊게 살피는 것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아직 의사 표현을 제대로 못하는 영유아는 학대를 받아도 상황을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부모가 아이를 세밀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아이의 학대 징후를 파악하는 방법을 정리했다.

유아교육 및 아동심리치료 전문가들은 “보육시설에서 학대를 받는 아이들은 어떤 방식이든 신호를 보낸다”고 입을 모았다. 외부에서 학대 받은 아이들이 가장 먼저 보내는 신호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가지 않겠다고 떼를 쓰는 것. 전문가들은 울거나 “싫다”라는 짧은 말로 의사표현을 할 경우에도 흘려듣지 말라고 말했다.

아이가 심하게 떼를 쓰면 일단 보육시설 분위기를 확인해야 한다. 심미경 인제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같은 보육시설에 보내는 학부모 두 세 명과 네트워크를 만들라”고 당부했다. 부모들끼리 “요즘 부쩍 우리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기 싫어하는데 그 집 아이는 어떠냐”, “요즘 어린이집에 아이를 데려다주거나 데리러 올 때 교실 분위기가 어떻더냐”는 식으로 상황을 공유하라는 것.

아이가 2, 3세 이상이면 “맞았다”는 말을 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아이가 집에 와서 학대 사실을 말하려면 ‘부모에게 어떤 말을 해도 혼나지 않는다’는 심리적 안정감이 형성돼 있어야 한다. 평소 아이가 부모의 생각과 맞지 않는 행동이나 말을 하더라도 ‘넌 그렇게 생각했구나’라는 식으로 아이를 이해해주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대한소아응급의학회도 아동학대 점검 체크리스트를 내놓았다. 응급실에서 영유아 환자가 아동학대를 당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의료인을 대상으로 만든 리스트지만, 부모들도 참고할 수 있는 내용이다. 이에 따르면 아이의 몸에 멍든 자국이나 상처가 있을 때 형태를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이빨자국, 손가락이나 벨트 모양의 멍자국 등은 넘어져서 다친 상처와는 다르기 때문. 특정한 형태는 아니더라도 부위를 달리해 잦은 멍자국이 생겼다면 학대가 자행됐을 가능성이 있다. 또 엉덩이처럼 상처가 나기 어려운 부위에 멍이 생겼다면 학대를 의심할 수 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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