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요트社가 연 2008년 해군관함식에… STX엔진, 광고비 명목 7억여원 건네
정 前총장 겨냥한 로비 가능성 수사
방위사업비리 정부 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고양지청장)이 2008년 당시 정옥근 해군 참모총장(63)의 아들이 대주주로 있던 요트회사에 STX엔진이 건넨 광고비 7억여 원의 성격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정 전 총장을 둘러싸고 방산업계에서 제기됐던 ‘STX엔진 7억 원’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합수단 출범 이후 전현직 군 최고위급 인사를 겨냥한 첫 수사다.
16일 검찰과 방산업계에 따르면 방산비리 합수단은 최근 정 전 총장과 전 비서실장의 자택, STX엔진과 STX조선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합수단은 정 전 총장 등 관련자에 대한 계좌 추적과 함께 광범위한 소환 조사를 벌이고 있다.
STX엔진은 2008년 10월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 당시 요트대회 주관사로 선정된 Y사에 광고비 명목으로 7억7000만 원을 지급했다. 관함식에는 미국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를 비롯해 12개국 해군 함정 50여 척이 대거 참가했고, Y사가 주관한 요트대회는 관함식을 축하하는 행사였다. 당시 정 전 총장이 해군 수장이었다.
합수단은 2008년 개업해 별 실적이 없던 Y사에 STX엔진이 거액의 광고비를 집행한 것이 정 전 총장을 겨냥한 로비 성격이었는지 조사하고 있다. Y사가 대회 주관사로 선정되는 데 정 전 총장의 입김이 작용했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Y사는 2008년 7억 원대 매출을 올린 후 2009년에는 매출 기록이 없으며 2010년에는 1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정 전 총장의 자녀는 현재 이 회사의 지분 대부분을 매각하고 손을 뗀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단은 STX엔진이 Y사에 건넨 돈의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합수단은 비리 혐의나 대가성 유무를 조사하고 있지만 정상적인 자금 거래였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합수단은 비리 혐의가 드러날 경우 정 전 총장을 소환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정 전 총장은 5억 원대 군인복지기금을 횡령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았고 2012년 4월 2심에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이때도 정 전 총장을 겨냥한 ‘STX 7억 원’ 의혹이 불거졌으나 별다른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STX 측은 “관함식 행사와 요트대회에 광고비를 지급한 것으로, 주관사이기 때문에 매출 실적과 관계없이 광고를 했다. 정 전 총장의 아들이 운영한 회사인지는 전혀 몰랐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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