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 선거구 증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선거구의 인구 편차를 기존 3 대 1에서 2015년 말까지 2 대 1로 축소하라는 헌법재판소의 지난해 10월 결정 때문이다. 헌재 결정에 따르면 인구가 32만7461명(2014년 12월 말 기준)인 대전 유성구는 분구 대상이다.
하지만 국회 정치개혁특위의 선거구 획정을 앞두고 대전 시민들의 여론은 선거구 증설에 대해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두 번의 시민 여론조사에서 찬성 의견이 여전히 절반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전발전연구원은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에 의뢰해 10, 11일 이틀간 대전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한 결과 ‘대전의 국회의원 선거구가 더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찬성’이 45.7%로 절반에 못 미쳤다고 18일 밝혔다. ‘반대’ 36.5%, ‘잘 모르겠다’ 17.8%였다.
같은 인원수를 대상으로 한 지난해 12월 중순의 1차 조사에 비해 찬성은 11.5%포인트 늘었고 반대는 20.9%포인트 줄었다. 반면 다소 부정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잘 모르겠다’는 오히려 8.4%포인트 늘었다.
2차 여론조사에서 ‘대전이 광주에 비해 인구가 5만 명이 많은데 국회의원 수는 2명이 적다는 사실을 아느냐’ ‘대전이 울산에 비해 인구가 33만 명이 많은데 국회의원 수는 같다는 사실을 아느냐’ 등의 질문을 앞서 배치해 선거구 증설의 당위성을 강조한 점을 감안하면 찬성 의견은 결코 높다고 보기 어렵다. 이런 유도성 설문이 과연 바람직한지에 대한 논란도 제기될 만하다.
‘선거구가 늘어야 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대전 시민의 43.1%가 ‘인구가 많은 만큼 당연히 국회의원도 늘어야 한다’, 20.8%가 ‘국비 유치 등 지역발전에 더 유리하다’, 18.6%가 ‘인구대표 불평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답했다.
‘선거구 증설이 필요하지 않다면 그 이유는 무언가’라는 질문에는 42.5%가 ‘국회의원 전체 정수를 늘릴 필요가 없기 때문’, 31.0%가 ‘국회의원 수와 지역 발전은 관계없기 때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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