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41·사진)의 첫 공판이 19일 오후 2시 반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다. 검찰과 조 전 부사장 측은 각종 쟁점을 놓고 치열한 법리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조 전 부사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항공보안법상 항공기 항로변경죄 △항공기 안전운항 저해 폭행죄 △강요죄 △업무방해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등 5가지다. 조 전 부사장 측은 이 중 처벌이 가장 무거운 항공보안법상 항공기 항로변경죄를 피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항로’의 정의에 따라 항로변경죄 적용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고 법리 검토에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혐의 적용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견해다. ‘램프 리턴(비행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는 것)’ 당시 비행기 출입문이 닫혔기 때문에 항공보안법 2조에 따라 운항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전 부사장 측은 지상 구간은 ‘항로’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있다. 변호인 측은 “항공보안법은 지상의 공권력이 개입할 수 없는 공중 구간을 전제로 제정된 법”이라며 “주기장에서 약 20m 이동은 항로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판례가 없기에 양쪽이 법리적으로 얼마든지 부딪칠 수 있는 부분으로 지루한 공방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이 비행기가 움직이고 있다는 걸 인지했는지도 관건이다. 검찰 공소장에는 박창진 사무장이 조 전 부사장에게 “이미 비행기가 활주로로 들어서기 시작해 비행기를 세울 수 없다”고 했으나 조 전 부사장이 “상관없어, 니가 나한테 대들어, 어따 대고 말대꾸야”라고 서너 차례 얘기한 것으로 적혀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