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과 호남권이 3월 호남선 고속철도(KTX) 개통을 앞두고 서대전역 정차 규모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서울∼광주 간 93분 돌파라는 ‘새로운 세상’에 한껏 부풀어 있는 호남권은 서대전역을 경유할 경우 45분 더 소요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반면 충청권은 연간 190만 명이 이용하는 서대전역을 외면할 경우 주민 불편이 대전 충남뿐만 아니라 호남권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국토해양부와 코레일은 양쪽 눈치만 보고 있다. 내달 최종 결정된다.
○ 호남권 “막대한 예산 들여 왜 돌아가나”
국토교통부는 15일부터 코레일이 제시한 하루 호남선 KTX 60편(현재는 54편) 중 12편(20%)을 서대전역에 정차시킨다는 방안에 대해 대전권과 호남권 의견을 듣고 있다.
호남선 KTX는 서대전역을 경유하지 않고 서울에서 신설 노선을 통해 광주 송정역으로 직행할 경우 1시간 33분 소요된다. 반면 기존 노선인 오송∼서대전역∼계룡역을 통과할 경우 45분이 추가된다.
윤장현 광주시장과 송하진 전북도지사, 이낙연 전남도지사는 19일 공동성명에서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호남선 KTX의 20% 서대전역 우회 통과 방안의 경우 고속철도 건설 목적, 운영 원칙에 맞지 않다”며 철회를 촉구했다.
○ 대전권 “연간 190만 명 어찌하나”
반면 대전권은 호남선 전 구간 이용객 660만 명(2013년 기준) 중 29%인 189만 명(승차 89만3253명, 하차 89만9716명)이 서대전역을 이용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같은 기간 광주 송정역 이용객 121만6888명보다 57만 명이 더 많다.
대전시 관계자는 “KTX 운행 횟수가 줄면 그만큼 배차 시간이 1∼2시간 길어져 이용객 불편은 물론이고 역 근처 상권이 위축된다”며 “이용객 편의와 향후 수요를 감안해 전체 운행 횟수 중 50%는 서대전역에 정차해야 한다”고 밝혔다.
충남도도 호남고속철 운영 계획에 육해공 3군 본부가 있는 계룡시의 국방 관련 특수성을 반영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하루 평균 수백 명의 군 인사가 국방 행정 업무차 호남선 계룡역과 국방부가 있는 서울 용산역까지 KTX로 오가고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
권선택 대전시장도 “호남권이 서울∼광주만 생각할 게 아니라 대전∼광주를 오가는 이용객도 감안해야 한다”며 “호남권 자치단체와 협의해 50% 경유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관련 지자체의 의견과 내부 논의 등을 거쳐 2월 중 최종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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