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주니어를 위한 사설 따라잡기]“우리도 샤를리다”…테러로 언론자유 꺾을 순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1일 03시 00분


유럽의 심장부 프랑스 파리에서 벌어진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에 대한 총격사건은 언론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야만적 테러다. 프랑스 국적인 이슬람 극단주의자(생각이나 행동이 한쪽으로 치우친 사람) 범인들은 7일 대낮에 파리 에펠탑 부근인 샤를리 에브도의 편집국에 들어가 총을 쏘고 도망가는 과정에서 순식간에 12명의 목숨을 빼앗았다. 편집장과 만평(인물이나 사회를 풍자하는 만화) 작가 등 10명과 경찰관 2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번 테러는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마땅한 일로 만듦)할 수 없다.

프랑스가 ㉠톨레랑스(관용·잘못을 너그럽게 용서함)의 국가라고 해도 야만적, 반인륜적 테러범죄는 용서 대상이 되지 못한다. 폭력으로 민주주의의 바탕이 되는 언론을 협박하고 위협하려는 테러세력에 대해서는 국제사회가 국가와 민족, 종교의 차이를 넘어 자유와 정의의 이름으로 규탄(따지고 나무람)하고 잘못을 깨우치도록 벌을 주는 것이 마땅하다. 샤를리 에브도는 이슬람의 예언자인 무함마드에 대한 풍자만화를 여러 차례 실어 무슬림(이슬람교도)의 반발을 샀으나 가톨릭에 대해서도 비슷한 풍자만화를 실은 바 있다. 이슬람을 비롯해 특정 종교를 믿는 신자들을 모욕해서는 안 되지만 종교라고 해서 언론 비판을 피할 수는 없다.

이들의 테러에 맞서 프랑스는 물론이고 유럽 전역에서 시민들이 ‘내가 샤를리다(Je suis Charlie)’라고 쓴 표지를 들고 샤를리 에브도 지지에 나선 것은 감동적이다. 인근의 레퓌블리크(공화국) 광장에는 ‘표현의 자유’를 응원하는 시민들이 놓고 간 볼펜 수천 자루가 쌓여 있다고 한다. 테러에 위축되지 말라는 의미에서 ‘겁먹지 마(Not Afraid)’라는 구호도 등장했다. 세계 각국의 만평작가들은 테러를 비난하는 만평을 내놓았다. 최악의 언론 테러에 맞서 국제사회가 언론자유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나선 것을 지지한다.

합리적 비판이나 풍자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시대착오적(낡은 생각이나 생활 방식으로 새 시대를 따라가지 못함)인 폐쇄 집단이나 그를 지지하는 이들뿐이다. 공교롭게도 지금 북한은 김정은을 등장시킨 코미디영화 ‘인터뷰’의 제작사 소니에 대해 사이버 테러를 퍼부어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다.

북한이 대북전단(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종이쪽지)에 대해 시비를 거는 것도 자유민주주의의 근본 가치인 표현의 자유와 언론자유를 알지 못해 나오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의의 중심에 있는 핵심 가치가 언론과 표현의 자유임을 우리가 잠깐이라도 잊어선 안 된다.

-동아일보 1월 9일자 사설 재정리
사설을 읽고 다음 문제를 풀어보세요

1. 다음 중 ㉠톨레랑스를 보여주는 예를 고르세요.

①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에서 자신의 능력을 동생 안나에게 숨긴 엘사.

② 소설 ‘레 미제라블’에서 은접시를 훔쳐 간 장발장을 용서하고 은촛대를 준 마리엘 주교.

③ 동화 ‘양치기 소년’에서 “늑대가 나타났다”는 소년의 말을 믿지 않은 마을 사람들.

2. 본문을 참고했을 때, 이슬람 극단주의자와 북한의 공통점은 무엇인가요?

3. 샤를리 에브도는 14일 발간한 최신호 표지에 이슬람 예언자인 무함마드를 풍자한 만평을 실었습니다. 이를 본 이슬람 신자들이 반발하고 있지요. 미국의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도 “표현의 자유는 좋지만 조절도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요.

‘표현의 자유’는 어디까지 보장되어야 하는지 샤를리 에브도의 예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는 글을 써보세요.

김보민 동아이지에듀 기자 g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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