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전남 목포에서 실종된 이모 일병(22)이 일주일 만에 바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실족사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시신발견 장소가 근무지와 가까워 부실 수색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육군 31사단은 23일 오후 4시경 이 일병이 해상 경계근무를 섰던 전남 목포시 북항 내 초소 옆 해상(만조 때 수심 15m)에서 그의 시신을 발견해 인양했다. 발견 당시 이 일병은 공포탄 10발이 든 탄창이 있는 K2 소총을 메고 있었다.
이 일병은 실종 전날인 15일 밤 부대원 10명과 함께 해상 경계작전을 위해 북항에 투입됐다. 이 일병과 손모 일병(22)은 함께 16일 오전까지 근무를 섰다. 손 일병은 “16일 오전 6시경 이 일병이 초소에서 ‘배가 아프다’고 해 50m 떨어진 컨테이너 휴게실에서 쉬라고 했다”며 “근무를 마치고 30분 뒤 휴게실에 가보니 없었다”고 진술했다. 군 헌병대는 손 일병 등을 상대로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하는 등 당시 근무실태를 살펴보고 있다.
군경은 이 일병 실종 초기 북항 주변 폐쇄회로(CC)TV 49대를 분석했으나 탈영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고향이 제주도인 이 일병은 키 177㎝, 몸무게 85㎏로 체격이 커 탈영을 했다면 CCTV에 촬영되거나 목격자가 있었을 수밖에 없었다.
군에 따르면 이 일병은 군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었고 실종 전날인 15일 아버지(48)와 전화통화에서 “건강하게 군 생활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입대한 이 일병은 조만간 휴가를 갈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군은 실족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잠수부나 수중 음파탐지기(소나·SONAR)를 투입해 해상 정밀수색을 벌였으나 일주일 만에야 시신을 발견했다.
군은 북항 인근 바다가 물살이 세고 탁해 수색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군은 이 일병의 사인과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유가족과 상의해 시신 부검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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