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간첩단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김용희 씨(79·여) 등 5명이 41년 만에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1974년 ‘울릉도 간첩단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전영관 씨(1977년 사형)의 부인
김용희 씨에 대한 재심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또 간첩 신고를 하지 않은 혐의 등으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전 씨의 친인척 등 4명에 대해서도 무죄 확정 판결을 내렸다.
김 씨는 간첩 혐의로 사형이
확정·집행된 전영관 씨의 부인으로, 1974년 남편의 간첩 행위를 방조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전
씨의 친인척 3명은 전 씨의 간첩 혐의에 대해 수사기관에 알리지 않았다는 혐의로 각 징역 1년을, 이모 씨(사망)는 북한의 대남
선전·비방용 라디오 방송을 청취해 반국가단체 활동에 동조한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이후 이들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2010년 12월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2013년 6월 재심개시결정을 내렸다.
재심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2월 “이들은 수사기관에 강제연행돼 불법구금됐고, 폭행과 협박을 당해 공소사실을 자백했다”며
“이들의 자백 진술은 증거능력으로 인정할 수 없고 그 외 유죄로 인정할 만한 다른 증거도 없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고법 역시 지난해 7월 이들에 대한 재심 항소심에서 “피고인들의 진술에 충분한 신빙성을 부여할 수 없고 이들의 혐의를 인정할 다른 증거도 없다”며 검사의 상고를 기각했다.
한편 ‘울릉도 간첩단 사건’은 중앙정보부가 1974년 3월15일 기자회견을 열어 ‘울릉도 거점 간첩단 일망타진’을 발표하면서 세상에
알려렸다. 당시 중앙정보부는 울릉도·서울·부산·대구·전북 등 전국 각지에서 북한을 왕래하며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47명을
검거, 3명이 사형당하고 20여명이 1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들 중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7년간 복역했던 이성희 전
전북대 수의학과 교수(89)는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간첩 및 특수잠입·탈출 혐의에 대해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울릉도 간첩단 사건. 사진=YTN 캡처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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