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강원 정선과 강릉 일대에서 북한군과 교전을 벌이다 전사한 김 하사의 여동생인 경남 씨(84·경북 청도군)에게 전사자 유해를 28일 전달한다. 신원확인통지서, 국방부 장관의 위로패, 유해 수습 때 관을 덮은 태극기, 인식표 등 유품도 함께 보낸다.
유해발굴감식단은 2013년 9월 강원 동해시 망상동 일대에서 주민 제보를 받아 6·25전쟁 전사자 유해 7구를 발굴했다. 당시 현장에선 한국군을 의미하는 ‘K’와 군번 ‘1136180’이 선명하게 새겨진 스테인리스 재질의 인식표, 버클, 단추 등도 발견됐다.
군 당국은 유전자(DNA) 감식 작업을 벌여 발굴 15개월 만인 지난해 12월에 김 하사의 신원을 최종 확인했다. 청도 출신으로 1950년 9월 20일 입대한 김 하사는 이듬해 1월 15일 국군 9사단 29연대 소속으로 정선의 석이암산과 강릉의 자병산 일대에서 북한군을 격멸하는 과정에서 적탄을 맞고 전사했다. 정부는 김 하사의 전공을 기려 1954년 화랑무공훈장을 추서했다. 군 관계자는 27일 “김 하사가 혁혁한 전과를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여동생 경남 씨는 “오빠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는데 설 명절을 앞두고 큰 선물을 받게 됐다”며 “내 생전 오빠를 현충원에 모시는 게 소원이었는데 이제야 가슴에 담았던 한을 풀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군 당국이 김 하사의 신원확인통지서를 전달하는 28일은 유족들이 64년간 김 하사의 기일(忌日)로 제사를 지내던 날이다. 가족들로서는 그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국방부는 2000년부터 6·25전쟁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을 시작해 15년간 8477구의 국군전사자 유해를 발굴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신원이 확인돼 유족에게 돌아간 유해는 김 하사를 포함해 100구에 불과하다. 유해발굴감식단은 다음 달 101번째로 고 이종용 일병의 신원을 유족에게 통보할 예정이다.
유해발굴감식단 관계자는 “현재 유전자 시료 채취에 동참한 6·25전쟁 전사자 유족은 약 3만 명으로 미수습된 전사자 유해 13만 구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며 “유족들이 적극적으로 유전자 시료 채취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군은 올해 3∼11월 전국 85개 지역에 10만여 명의 병력을 투입해 전사자 유해 발굴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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