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남성과 필리핀인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뒤 아버지로부터 버림받은 이른바 ‘코피노(Kopino)’들의 친부 찾기 소송이 늘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작년 6월 필리핀 국적의 A군과 B군이 한국인 사업가 C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친부와의 혈연관계를 처음 확인받은 후 코피노가 제기한 친자확인 소송 50여 건이 현재 국내 법원에서 재판 중이다. 현재 필리핀 내 코피노는 1만 명으로 추정된다.
코피노 문제 해결을 위해 애쓰고 있는 사단법인 ‘탁틴내일’의 이현숙 상임대표는 30일 최근에는 대학생은 물론 10대 유학생까지 아이를 버리고 돌아오는 일이 많다고 개탄했다.
이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필리핀 내 코피노 실태에 대해 들려줬다.
그는 코피노는 크게 세 가지 유형이 있다면서 △성매매 관광을 온 한국 남성과 현지 성매매여성과의 사이에서 생긴 아이 △사업차 현지에 장기간 체류하는 한국인이 현지에 있는 여자와 살림을 차린다거나 동거를 해서 태어난 아이 △유학생들이 현지 여성과 데이트 혹은 성매매를 하다 태어난 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한국 유학생들도 성매매와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성매매 업소나 클럽에서 처음에는 만났는데 ‘마음에 든다, 나랑 사귀지 않을래?’ 이렇게 제안을 해서 만남을 지속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며 “현지 여성들은 한류열풍 때문에 한국 남성에 대한 호감도가 많이 있어서 여성은 (남성의 사귀자는 제안을)굉장히 기쁘게 생각을 했는데 나중에 이용당하고 버림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짓을 하는 유학생 대부분은 대학생이지만 간혹 10대 청소년도 있다면서 “필리핀은 영어권이면서도 비용이 미국 같은 나라보다는 저렴하기 때문에 어학연수나 유학으로 많이 오는 편이라서 장기적으로 머무는 학생들 중에 가끔 일부 학생들이 그런 행동을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10대 유학생의 성매매 업소 출입에 대해 “관광지 같은 데 가면 성매매 업소가 굉장히 많아 호기심에 가기도 하고 또 단속이 심하지 않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접근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렇게 자식을 낳은 한국인 남성 상당수가 아무런 조치 없이 귀국한다면서 자신이 본 가장 ‘나쁜 남자’를 한 예로 들었다.
그는 “남성이 떠나면서 자기 한국 주소라고 한국말로 적어주고 필리핀을 떠났는데, 그걸 코피노를 지원하는 한국인한테 가서 읽어달라고 했는데 보니까 한국 주소가 아니라 욕이 적혀 있었다”며 “그 분은 차마 읽어줄 수가 없었다고 하더라. 명백하게 이용만 하고 버리고 간 경우”라고 전했다.
최근 늘고 있는 친자확인 소송과 관련해선 아버지의 인적 사항이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어려움을 겪는 이가 많다고 설명했다. 친부를 특정하려면 주민등록번호나 여권번호 등 인적사항을 파악하고 있어야 하지만 이를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결국 정부가 막아야 한다며 해외 성매매를 적극 단속하는 한편 코피노 실태 등을 적극 알리는 등 대책마련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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