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제주해군기지 공사장 농성천막 99일만에 철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일 03시 00분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들어서는 민군 복합형 관광 미항(제주 해군기지) 건설 관련 군 관사 공사장 출입구에 설치한 농성 천막 철거 과정에서 충돌이 빚어졌다.

국방부는 지난달 31일 오전 7시 30분경 용역 100여 명과 경찰 800여 명 등 1000여 명을 투입해 제주 해군기지 군 관사 출입구에 설치된 불법 농성 천막과 24인승 소형 버스 등 시설물을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시행했다. 지난해 10월 25일 제주 해군기지 반대 단체들이 천막을 설치해 공사를 막은 지 99일 만이다.

철거가 시작되자 마을 주민과 활동가 등 100여 명은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일부 주민은 밤새 제작한 높이 7m가량의 망루에 올라가 항의 농성을 했다. 대치 상황이 지속되다 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장의 중재로 망루에 있던 주민과 활동가들이 내려오면서 이날 오후 9시경 행정대집행이 마무리됐다. 해군 측은 공사장 출입구를 개방해 굴착기와 트럭 등 중장비를 들여보내 공사를 재개할 수 있도록 했다.

해군은 지난해 10월 제주 해군기지 건설 현장 서쪽 9407m²에 지상 4층 5개 동(72채) 규모의 관사 건립 공사를 시작했다. 해군은 당초 관사용으로 강정마을 일대 9만9500m²의 터에 600채 이상 규모의 아파트를 건립할 계획이었으나 강정마을회 등의 반대에 부딪혀 규모를 크게 줄였다.

해군 관계자는 “군 관사는 비상 출동하는 승무원과 가족이 사는 최소한의 공간이다. 올해 말 해군기지 준공에 맞춰 늦어도 내년 초까지 숙소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행정대집행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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