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대 국제무역통상학과, 신발이 사양산업? 수조원 매출 내는 블루오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일 10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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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대 Footwear Young Lions 사업단 교육센터에 전시된 최신 스포츠화들. FYLs 사업단장인 국제무역통상학과 권융 교수가 들고 있는 축구화는 나이키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로고(CR7)를 박아 한정판으로 만든 것으로 38만 원 상당의 고가제품이다. 학생들은 이러한 최신 스포츠화들을 ‘신발상품학’ 수업시간에 직접 분해해보며 구조와 기능을 익힌다.
경성대 Footwear Young Lions 사업단 교육센터에 전시된 최신 스포츠화들. FYLs 사업단장인 국제무역통상학과 권융 교수가 들고 있는 축구화는 나이키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로고(CR7)를 박아 한정판으로 만든 것으로 38만 원 상당의 고가제품이다. 학생들은 이러한 최신 스포츠화들을 ‘신발상품학’ 수업시간에 직접 분해해보며 구조와 기능을 익힌다.
과연 신발은 사양산업일까.

2015년 1월 20일 부산 서면 롯데호텔에서 열린 ‘경성대학교 Footwear Young Lions(FYLs) 참여 학생 워크숍’을 보고 던져본 질문이다. 오히려 ‘신발산업은 블루오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종합상사 설립이 꿈이라는 이상훈 씨(3학년)는 “경성대 국제무역통상학과는 졸업생은 물론 재학생도 현장에 투입되면 바로 제 역할을 할 수 있게끔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갖췄다. Footwear Young Lions 프로젝트를 통해 신발에 대한 전문 지식을 습득했고 영어에도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인류가 존속하는 한 신발도 계속 존재할 것이다. 소득과 기술이 향상됨에 따라 그 수요와 공급은 더 늘어날 것이다. 그리고 더 고급화될 것이다. 그런데 신발이 사양산업이라고들 한다. 한때 세계 신발 생산의 메카였던 부산에서는 그런 얘기가 더 많이 들린다. 도대체 무슨 말일까.

2014년 해외기업현장 단기연수에 나선 경성대 국제무역통상학과 학생들이 베트남 호치민의 한 신발 생산업체를 방문해 공장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2014년 해외기업현장 단기연수에 나선 경성대 국제무역통상학과 학생들이 베트남 호치민의 한 신발 생산업체를 방문해 공장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경성대 국제무역통상학과 권융 교수는 “1980년대의 부산처럼 대규모 생산라인에 수많은 직공들이 달라붙어 신발을 만들던 장면을 떠올린다면, 우리나라에 그런 시대가 다시 올 수 없다는 건 분명하다. 임금상승과 환율악화, 그리고 노사분규로 인해 많은 공장들이 문을 닫거나 그 주력을 해외로 이전하면서 이제 부산에서는 신발 생산시설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하지만 그것은 거대한 세계 신발 비즈니스의 극히 일부분에 관한 얘기일 뿐, 신발산업 자체가 사양산업이란 표현은 틀린 것”이라고 말한다.

오늘날 세계 신발산업에서 스포츠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한다. Nike, Adidas 등 5대 메이저가 차지하는 비중은 90%나 된다. 그런데 이들은 100%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상품을 만들고 있다. 세계 신발산업의 핵심은 OEM이라는 결론이다.
FYLs 사업단장인 권 교수는 “OEM을 단순 가공쯤으로 생각한다면 현실을 잘 모르는 이야기다. 현재 태광, 창신, 화승 등 한국의 대표적 신발 OEM 기업들은 모두 상당한 R&D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신발산업의 글로벌 OEM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발의 글로벌 OEM 비즈니스는 여전히 막대한 이익을 낼 수 있는 영역이다. 대만의 바오청그룹은 신발 OEM만으로 5조 원의 연매출을 올리고 있고, 한국의 태광, 창신도 매출이 1조 원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대만과는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신발이 사양산업이란 잘못된 ‘낙인’ 때문에 유능한 청년인력 충원에 애로를 겪고 있다.

경성대 국제무역통상학과 학생들은 특성화 분야인 신발의 동남아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현지에서 활동중인 선배들과의 만남을 통해 신발산업 글로벌 비즈니스 현장을 직접 체험했다.  2014년 3학년 45명이 베트남 호치민 일원의 8개 업체를 방문했을때의 모습.
경성대 국제무역통상학과 학생들은 특성화 분야인 신발의 동남아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현지에서 활동중인 선배들과의 만남을 통해 신발산업 글로벌 비즈니스 현장을 직접 체험했다. 2014년 3학년 45명이 베트남 호치민 일원의 8개 업체를 방문했을때의 모습.
2014년 교육부 대학특성화 사업에서 ‘신발산업 글로벌비즈니스 핵심역량 전문 인력양성사업단’의 주축인 경성대 국제무역통상학과는 특성화 우수학과로 선정됐다. 덕택에 앞으로 5년간 62억 원(특성화 학과 50억 원+특성화 우수학과 12억 원)의 지원금을 받게 됐다. 사업단 명칭도 젊은층의 취향에 맞게 ‘Footwear Young Lions 사업단’으로 바꿨다.

국제무역통상학과는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으로 2003년부터 Global Trade Experts Incubating Program(GTEP) 사업을 통해 학생들의 국제비즈니스 능력 배양에 주력해 왔다. 2005년부터는 부산시 등이 지원하는 해외인턴 취업 지원사업 대상으로 선정돼 20여 개국에 총 546명의 학생들을 취업시켰다. 파견대비 취업성공률은 2014년 95.7%에 이를 정도로 탁월해 매년 A등급의 평가를 받고
있다. 이렇게 쌓은 노하우는 교육부 특성화학과 선정 이후, 신발산업의 글로벌 OEM 비즈니스에서 활약할 전문 청년인력(Young Lions)을 양성하는데 훌륭한 밑바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제무역통상학과의 단계별 영어심화학습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어느 나라, 어느 곳이든 달려가 물건을 팔고 사오겠다’는 ‘Nomad(유목민) 정신’으로 무장하는데 탄탄한 기초를 제공하고 있다. TOEIC 어휘반(일명 ‘으리으리 영어’)은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주중 매일 오후 6시~10시까지 이 학과 전용복 교수가 마치 고교 야간학습 형태로 학생들을 직접 지도하고 있다. TOEIC 실전반에는 토익 전문가가, 실전 비즈니스 회화반에는 외국인 교수가 투입되고 있다. Footwear English Tutorial에서는 신발의 글로벌 OEM 비즈니스에서 실제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상정하고, 그에 대처하는 의사소통방법을 배운다. 이 코스는 신발전문가, 산학협력교수, 외국인교수가 공동으로 지도하고 있다.

겨울방학 중에는 합숙 Intensive English 과정을 운영한다. 2014년에는 선발된 학생 70명이 학교 기숙사에서 합숙하며 1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영어 심화교육을 받았고 그중 50명이 해외 비즈니스 연수기회를 얻었다.

경성대 국제무역통상학과는 GTEP 사업과 CK 특성화사업의 일환으로 꾸준히 해외 전시회를 참관하거나 직접 아이템을 가지고 부스를 설치해 바이어와 상담을 갖고 있다. 2014년에는 신발부품을 가지고 ‘홍콩 China Sourcing Fair’에 참가했고 중국 광저우 ‘Canton Fair’를 참관했다.
경성대 국제무역통상학과는 GTEP 사업과 CK 특성화사업의 일환으로 꾸준히 해외 전시회를 참관하거나 직접 아이템을 가지고 부스를 설치해 바이어와 상담을 갖고 있다. 2014년에는 신발부품을 가지고 ‘홍콩 China Sourcing Fair’에 참가했고 중국 광저우 ‘Canton Fair’를 참관했다.
국제무역통상학과의 입학 정원은 80명. 외국인 학생이 55명(정원 외 입학)이나 된다. 교수는 15명(전임교수 7, 산학협력교수 4, 강의전담교수 1, 겸임교수 3명)이며 특성화사업에 따라 2차연도에 2명, 3차연도에 1명을 충원할 예정이다. 특성화 학과 선정 덕택에 1차연도에 장학금 1억8000만 원을 지급해 장학금 평균 수혜 비율은 80%, 액수는 평균 86만 원이 됐다. 2014학년도 수능 평균 등급은 3.89등급이었고 수시에서 42명(77%)을 뽑았다.

강태현 씨(1학년)는 “글로벌 무역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인 GTEP와 해외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전 세계를 누비는 무역상이 되고 싶은 나에게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2학년 때 국제무역통상학과로 전과한 허민성 씨(4학년)는 “경성대는 동북아시아 물류 거점지인 부산에 있다. 국제무역통상학과 교수님들의 축적된 지식과 노하우, 실무와 취업전략을 다른 대학은 결코 따라올 수 없다”고 자랑했다. 김태우 씨(3학년)는 “경쟁력을 지니려면 나만의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 나는 그것을 해외취업, 그중에서도 동남아지역에서 찾으려고 한다. 그곳에서 생활하고 일하고 그 나라의 문화도 배우고 그 나라의 전문가가 되는 것, 그것이 나만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산=안영식 콘텐츠기획본부 전문기자(동아일보 대학세상 www.daese.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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