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판사에게 사건 청탁과 함께 금품을 건넨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명동 사채왕’ 최모 씨(61·수감 중)가 사기도박과 고리대금업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강해운)는 최 씨와 공범 4명을 사기와 대부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최 씨는 2011년 11월 ‘꽃뱀’ 역할을 맡은 여성을 동원해 A 씨(71)를 충북 제천시의 별장으로 유인한 뒤 한 판에 판돈이 최대 200만 원이 걸린 이른바 ‘돼지(패) 먹기 고스톱’ 판을 벌였다. 처음부터 A 씨가 이길 가능성이 없는 승부였다. 미리 도박판에 배치된 ‘타짜’는 순서를 조작해둔 화투목과 손기술을 이용해 공범들에게만 좋은 패를 분배했고, ‘선수’는 A 씨가 판을 포기하려 하면 분위기를 잡으며 계속 판돈을 올리도록 유도했다. 전달에도 최 씨에게 6500만 원을 뜯겼던 A 씨는 이틀 사이 2억 원을 더 잃었다.
최 씨에게는 친형(65)과 공모해 고리대부업을 벌여 부당 이자 18억5970만 원을 챙긴 혐의도 적용됐다. 최 씨는 2010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아파트에 일수대출 사무실을 열고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30차례에 걸쳐 1841억5000만 원을 빌려주고 법정 제한 이율(당시 연 49%)보다 훨씬 높은 이율로 이자를 받았다. 같은 해 8월 최 씨에게서 200억 원을 빌렸던 조모 씨는 이튿날 이자 4억8000만 원(연 876%)을 얹어 갚아야 했다.
최 씨는 공갈 협박 위증교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돼 2년 9개월째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최 씨에게 수사 관련 편의 등을 봐주는 대가로 2억6800만 원가량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로 지난달 20일 구속된 수원지법 최민호 판사(43)를 4일경 기소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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