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해 말 광저우 바이윈(白雲) 공항 출국장에서 마약을 소지한 채 호주로 출국하려다 체포된 한국인 피의자 2명에게 보석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마약 소지 혐의로 체포된 한국인 14명 전원이 자유의 몸으로 재판을 받게 됐다. 중국은 마약 사범을 중범죄자로 다루고 있어 이례적인 조치다.
외교부는 4일 “중국 광저우 세관이 3일 억류 중이던 2명의 보석을 허용해 석방했다”고 밝혔다. 앞서 다른 12명은 지난달 23일 보석이 허용됐다. 이들은 구금 상태에서 만나지 못했던 가족과 재회했고 이동하는 데 제약도 없는 상태다. 다만 거주지가 홍콩인 3명은 중국 대륙을 벗어나지 못해 광저우 시내 숙소에 묵고 있다고 홍콩 현지 언론이 전했다.
중국이 외국인 마약 피의자를 이처럼 호의적으로 대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다만 ‘보석 허용=무죄’는 아닌 만큼 피의자들의 자숙과 무혐의를 입증할 철저한 재판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명이 소지했던 마약은 2kg이 넘어 중국 법에 따르면 최고 사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
지난달 한국을 방문한 자오다청(趙大程) 중국 사법부 부부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한국인 마약 범죄자가 늘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관심을 갖고 교육해 위법 행위를 저지르지 않도록 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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