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부부가 암환자 등 죽음의 문턱에 놓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무허가 의료행위를 저질러 체포된 가운데 2011년 대장암으로 사망한 고 최동원 선수도 피의자 조모 씨(56) 부부가 실시한 불법 치료 캠프에 참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84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 혼자 4승을 책임지는 등 ‘무쇠팔’로 불린 최 선수는 2007년 대장암 진단을 받은 뒤부터 투병생활을 시작했다. 최 선수의 부인 신현주 씨는 5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남편이 오랜 병원치료로 심신이 지친 상태에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캠프를 찾았다”고 말했다.
신 씨에 따르면 최 선수는 2011년 초 피의자들이 경기지역에서 개최한 캠프에 참가했다. 신 씨는 “병원 치료로 가망이 보이지 않아 불안감을 느낀 남편이 캠프 홍보서적을 본 뒤 참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해당 서적에는 목사 부부가 지시한 치료법을 따르면 모든 병을 고칠 수 있다고 소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에 참가한 최 선수는 체식 등 식이요법을 진행했고, 피의자들이 판매하는 간장 등의 식품을 먹었다. 그러나 대장 수술을 받은 터라 ‘소금물 관장(항문을 통해 약물을 주입하는 의료행위)’을 실시하지는 않았다.
불치병 치료 효과가 있다는 캠프(9박 10일)를 모두 소화한 최 선수지만 항암 효과는 없었다. 그는 약 8개월 뒤인 2011년 9월 사망했다. 신 씨는 “캠프에서 받은 치료가 병세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캠프에 참가했던 피해자들은 “(목사 부부가) 지시한 식품만 먹을 수 있었기 때문에 약을 먹지 못한 일부 중증환자가 퇴소 후 숨지기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목사 부부가 최 씨에게 실시한 불법 행위의 종류와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허가 받지 않은 식품을 판매한 것이 드러나면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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