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국립대 전환 인천대, 이사 선출 놓고 ‘몸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6일 03시 00분


정치권 개입-내부암투 등 의혹 증폭… 추천위 천거 2명 과반 득표자 못내

인천대가 9일 이사회를 다시 열어 신임 인천지역 몫 이사(외부인 이사)를 선출할 예정이다. 신임 이사가 차기총장 선출권을 갖고 이사장을 맡을 공산이 크자 정치권 개입설 등 여러 잡음이 일고 있다. 인천대 제공
인천대가 9일 이사회를 다시 열어 신임 인천지역 몫 이사(외부인 이사)를 선출할 예정이다. 신임 이사가 차기총장 선출권을 갖고 이사장을 맡을 공산이 크자 정치권 개입설 등 여러 잡음이 일고 있다. 인천대 제공
국립대 법인 전환 3년째를 맞는 인천대가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법인재단 이사 선출을 놓고 몸살을 앓고 있다. 그간 직선으로 뽑혔던 총장이 차기부터 이사회를 통한 간선으로 임명되기 때문에 이사 9명의 위상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5일 인천대에 따르면 지난달 임기 2년이 만료된 이사 3명 가운데 평의원회와 총동문회에서 추천한 2명은 별다른 이견 없이 이사회 의결을 거쳐 교육부 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그러나 이사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가 천거한 이사(인천지역 몫) 후보를 둘러싸고 정치권 개입, 인천시와의 갈등, 내부 암투 등 여러 의혹이 불거져 진통을 겪고 있다.

추천위는 지난해 12월 말 5명의 후보 중 투표를 통해 김월용 한국뉴욕주립대 국제교육원장(59), 안경수 전 인천대 총장(65) 등 다득표자 2명을 뽑아 이사회에 올렸다. 이사회는 지난달 말 최종 후보 2명 중 1명을 이사로 결정하기로 했으나 과반수 득표자를 내지 못했다.

추천위 투표에서는 1위 김 원장, 2위 안 전 총장이었으나 이사회 투표에서는 뒤바뀐 것. 8표 중 안 전 총장이 4표, 김 원장이 2표를 얻었지만 기권 2표가 있어 이들 모두 과반수 5표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그간 이사회 참여에 소극적이었던 교육부와 기획재정부를 대표한 이사들의 적극적인 활동이 구설수에 오르며 정치권 개입설이 흘러나왔다.

지역 몫으로 분류되는 이사가 이사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아 김 원장과 안 전 총장 중 누가 낙점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천대 관계자는 “총장 등 당연직 이사와 내부인사 이사 등 6명을 제외하면 사실상 지역 몫 이사(외부인 이사)가 이사장으로 지명될 공산이 크다. 이번 신임 이사(임기 2015∼2017년)가 차기 총장 선출권도 가져 권한이 크다”고 말했다.

김 원장이 송영길 전 인천시장의 교육특보를 지낸 전력 때문에 추천위에서 1위 후보로 선출된 것이 이변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이사 선임 최종 투표가 열린 지난달 이사회에서는 1, 2위 후보에 대한 재투표와 원점에서 다시 후보를 선출하는 방안 등을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9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이사 결정 방식을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인천대교수협의회는 “추천위를 재구성해 후보를 다시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사 선임 문제가 자리다툼 양상으로 번지자 대학 안팎의 시선이 곱지 않다. 또 인천시 의중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학내 불안도 커지고 있다. 인천대 관계자는 “시가 비공식적으로 선호하는 인물이 이사 후보로 부각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가 대학 운영금과 발전기금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갈등이 조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올해 인천대에 주기로 한 운영비 300억 원 중 150억 원만 본예산에 반영했다. 또 시립대 시절 적립한 200여억 원의 대학발전기금 소유권을 놓고 대학 측과 마찰을 빚고 있다.

또 다른 인천대 관계자는 “재정난으로 실험실습장비 투자비를 감축하고 도서관, 강의동을 짓지 못하고 있다. 학내 다수가 이런 현실을 개선할 수 있는 능력을 잣대로 이사 선출이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인천대#이사 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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