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화식 전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와 보조를 맞춰 수년간 론스타 문제에 대응했던 한 시민단체 관계자 A 씨는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장 전 대표와 함께 “해외 투기자본을 처벌해야 한다”며 셀 수 없이 많은 시위와 농성을 벌였다. A 씨는 “(그가) 왜 그랬는지 지금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망연자실했다. 론스타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다른 시민단체 관계자들도 “장 전 대표의 잘못이 어렵게 이끌어 온 활동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앞으로 활동 위축을 걱정했다.
시민단체 안팎에서는 장 전 대표 사건을 계기로 자성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오직 시민들의 금융자산 보호를 위해 애써야 할 시민단체들이 알력 다툼이나 편가르기만 일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당국도 연구용역이나 소비자조사 때 입맛에 맞는 특정단체와 함께하기 때문에 일부는 관변단체처럼 행동한다”며 “10년 이상 한 사람이 시민단체 대표를 하다 보면 권력을 남용하고 오만해진다”고 지적했다.
최근 10여 년 사이 시민운동이 급성장하면서 시민단체의 권력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런 만큼 시민단체 역시 각종 이권과 연계된 유혹을 피할 수 없는 실정이다. 환경운동 1세대인 최열 환경재단 대표는 부동산개발업체로부터 사업 청탁 대가로 1억3000만 원을 받았다가 2013년 대법원에서 징역 1년형이 확정됐다. 사회적 약자를 도우라고 준 국고보조금이나 기부금에 손댄 시민단체도 있다. 2012년 한국농아인협회 간부 이모 씨(48)는 TV 자막수신기 사업에 써야 할 국고보조금 10억5700만 원을 빼돌려 주식투자 등에 탕진한 혐의로 구속됐다.
기업들이 시민단체에 주는 ‘후원금’ ‘기부금’ 역시 뜨거운 논쟁거리다. 기업들을 감시하는 사단법인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은 2013년 ‘창립 30주년 행사’를 하면서 기업들로부터 6000여만 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전체 후원금의 3분의 1에 달하는 규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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