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구룡마을 철거 중단 “추가 심문 필요, 손해 예방 위해 효력 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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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2월 6일 14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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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마을 주민 거센 항의. 사진=채널A 캡처
구룡마을 주민 거센 항의. 사진=채널A 캡처
법원 구룡마을 철거 중단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주민자치회관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중단하라는 법원의 결정에 따라 강남구청이 철거 작업 시작 2시간 반 만에 이를 중단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박연욱 부장판사)는 6일 구룡마을 토지주들로 구성된 주식회사 구모가 서울강남구청을 상대로 낸 행정대집행 계고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6일 효력 정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강남구청은 13일까지 구룡마을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할 수 없게 됐다.

재판부는 “강남구청 측이 6일까지 관련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답변하고는 하루 전인 5일 대집행 영장을 발부하고 6일 새벽 대집행을 개시했다”며 “이는 신뢰에 어긋난 행동”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강남구청이 대집행을 개시한 것으로 보이나 아직 그 집행이 완료됐다고 볼 수 없다”며 “대집행 개시 경위와 집행 정도 등을 확인하기 위해 추가로 심문이 필요하며,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돼 잠정적으로 효력을 정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구룡마을 주민 100여명은 전날 밤부터 마을회관 건물에 모여 이날 오전 7시 50분께 시작된 구청의 행정대집행에 대해 거세게 항의했지만, 강남구청 측은 구청 직원과 용역업체 직원 등 300여명을 동원해 행정대집행을 실시했다.

철거에 동원된 인력은 주민들이 철문과 폐타이어를 엮어 만든 바리게이트를 순식간에 해체하고 자치회관에 진입했다. 입구를 가로 막고 있던 주민들은 서로의 팔짱을 끼고 격렬히 저항했지만 용역 직원들을 막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주민들은 바닥에 나뒹굴고, 주민 2명이 실신해 대기하고 있던 구급차에 실려 가기도 했다.

구청은 법원의 결정이 전달된 뒤인 오전 10시20분께 철거 작업을 멈추고 인력 300여 명과 장비 일체를 모두 철수시켰다. 하지만 이미 건물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파손된 상태였다.

해당 가설점포는 현재 구룡마을 주민 자치회관으로 쓰이고 있다. 하지만 강남구청은 “당초 농산물 직거래 점포로 사용한다고 신고하고 설치된 건물”이라며 “이후 주민자치회가 ‘구룡마을 주민자치회관’으로 간판을 걸고 일부 토지주의 주택과 사무실 등으로 사용해온 불법 건축물”이라고 강조했다.

누리꾼들은 “법원 구룡마을 철거 중단, 이미 다 부서졌네” “법원 구룡마을 철거 중단, 13일 이후엔 어떻게 되나?” “법원 구룡마을 철거 중단, 크게 다친 사람은 없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법원 구룡마을 철거 중단. 사진=채널A 캡처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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