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에게 맞아 피멍드는 세상, 교사된 것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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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2월 10일 16시 30분


교사 된 것 후회 (출처= 동아일보DB)
교사 된 것 후회 (출처= 동아일보DB)
‘교사된 것 후회’

‘학생인권 존중, 전면체벌 금지’의 부작용이 교실에서의 참담한 ‘교권 붕괴’로 이어지는 가운데 교사된 것을 후회하는 교사들의 비율이 OECD 회원국 1위로 등극했다.

교육 현장에서 교사들이 증언하는 교권 붕괴 실태는 더 충격적. 아이들은 “간을 본다”며 만만한 교사를 골라내 무시하고 학부모들은 폭력배까지 학교에 데려와 교사를 협박했다. 담임교사가 교실 자체를 포기하는 일까지 벌어지는 사이 교권 붕괴는 이제 거스르기 어려운 시대 흐름처럼 됐다.

교권 붕괴 현상은 중고등학교에서 더 심각하다. 수업 중인 교사 눈앞에서 ‘야설(음란한 소설)’을 돌려 읽으며 낄낄거리고 교실 바닥에 가래침을 뱉는 학생도 부지기수. 심지어 “우리 아버지가 조폭이다”라며 교사를 협박했다.

과거 서울의 한 남녀공학 중학교에서는 교사가 같은 반 여학생을 쓰레기통으로 때리는 180cm가 넘는 거구의 남학생을 말리다 쓰레기통에 맞아 피멍이 들었다. 이 학교 교사는 “교사들도 남학생에게 맞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말리지 못했다”며 “학생들은 자신의 인권을 주장하면서 오히려 교사의 인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부모들도 버릇없는 자녀를 훈도하기는커녕 ‘교사 무시’에 가세했다. 경기도의 한 중학교에서는 교사가 담배를 피우다 걸린 여학생의 부모를 부르자 학생의 아버지가 폭력배 친구를 데려와 협박을 하는 일까지 이어졌다. 충남 서산시의 한 초등학교 김모 교사(25)는 “교사가 한자를 가르치겠다고 가정통신문을 보내면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학부모가 전화로 반말과 함께 욕까지 퍼붓는다”며 “학생들이 부모들에게 물들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교권 붕괴 현상에 ‘교사된 것’을 후회하는 교사들의 비율은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OECD의 ‘2013년 교수·학습 국제 조사(TALIS·Teaching and Learning International Survey 2013)’를 바탕으로 회원국 중학교 교사 10만 5000여 명을 분석한 결과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한다는 교사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4개국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번 결과는 ‘교사 된 것 후회한다’고 대답한 교사의 비율에서 한국이 20.1%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회원국 평균(9.5%)을 크게 웃돈다. ‘다시 직업을 택한다면 교사가 되고 싶지 않다’는 응답자 비율에서도 한국은 36.6%로 회원국 평균(22.4%)보다 높게 나왔다.

교사들은 무너진 교권을 다시 세우고 교사의 설 자리를 찾아 달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대안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동아닷컴 도깨비뉴스팀 http://bl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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