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장생포에 ‘고래마을’ 생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11일 03시 00분


고래해체장 등 건물 23채 4월 완공 1980년대 이전 모습 그대로 재현
영화-드라마 촬영장으로 활용 기대

울산 장생포에 4월 완공될 예정인 고래마을 입구에 있는 한국계 귀신고래 실물 모형. 상업포경이 금지된 1986년 이전 고래잡이 전진기지였던 장생포의 모습이 고래마을에 재현된다. 울산 남구청 제공
울산 장생포에 4월 완공될 예정인 고래마을 입구에 있는 한국계 귀신고래 실물 모형. 상업포경이 금지된 1986년 이전 고래잡이 전진기지였던 장생포의 모습이 고래마을에 재현된다. 울산 남구청 제공
‘한국 포경(捕鯨·고래잡이)산업의 전진기지’였던 울산 장생포. 장생포 중심에는 해발 50m의 야트막한 산이 있다. 이 산에 올라서면 장생포는 물론이고 울산항과 울산석유화학공단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오랜 기간 방치됐던 작은 산이 새롭게 변신하고 있다. 국제포경위원회(IWC)가 1986년 상업포경을 금지하기 전까지 번창했던 장생포의 옛 마을 모습을 재현하고 있는 것이다.

장생포 고래박물관 앞. 왕복 2차로인 도로를 건너 상가와 주택가를 100여 m 올라가면 집채만 한 고래 모형이 입을 크게 벌리고 있다. 옆에는 바닷물을 박차고 뛰어오르는 고래, 물 속으로 들어가기 직전의 고래 등 갖가지 모습의 고래 모형이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한국계 회색고래(Korean Grey Whale·귀신고래)의 실물 크기(9∼16m) 모형이다. 영화 ‘인디애나 존스’의 실제 인물로 알려진 고고학자 로이 앤드루스 박사가 1912년 1월과 6월 울산 장생포에서 포획한 뒤 이런 이름이 붙었다.

장생포 고래마을은 2010년 착공됐다. 장생포 야산(장생포 근린공원) 10만2705m²에 272억 원(국비 78억여 원, 시비 39억여 원 등)을 투입해 올 4월 완공될 예정이다. 고래마을이 완공되면 올해 고래축제가 이곳에서 열린다.

고래마을에는 고래 해체장과 고래 기름을 짜는 고래 착유장, 고래고기를 삶아 파는 고래막, 그리고 포경선 선장과 포수, 선원의 집, 고래 연구를 위해 장생포에 머물렀던 앤드루스 박사의 하숙집 등 건물 23채가 거의 지어졌다. 장생포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 노인 등의 증언을 토대로 1980년대 중반 이전까지의 모습을 그대로 살렸다.

추억의 학교와 이발소 책방 전파사 다방 등도 들어선다. 고래조각공원에서는 귀신고래와 혹등고래 밍크고래 향고래 범고래 등 실물 크기의 다양한 고래 모형도 설치된다. 길이 23m의 흰수염고래 모형은 터널처럼 꾸며져 고래 뱃속도 탐사할 수 있다. 고래축제가 열릴 고래광장도 만들어진다.

고래마을에서 가장 높은 곳에는 입체영상관도 내년 6월 준공된다. 한국남부발전 영남화력발전소가 30억 원을 들여 건립해 남구청에 기부한다. 이 영상관은 360도 회전하는 스크린을 통해 고래와 관련한 생동감 있는 영상을 12∼15분간 상영할 예정이다. 고래마을 완공이 다가오면서 벌써부터 “영화와 드라마 세트장으로 활용할 수 있느냐”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서동욱 남구청장은 “고래박물관과 고래생태체험관, 고래바다여행선에 이어 고래마을이 완공되고, 조만간 장생포 앞바다에 숙박과 쇼핑 기능을 갖춘 세계 최대 높이의 고래 등대까지 건립되면 장생포는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고래 관광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 장생포#고래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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