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육청, ‘6·25전쟁 北미화’ 좌편향 역사책 ‘이달의 책’ 선정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11일 03시 00분


‘한국전쟁…’ 8개월간 도서관 비치
시민이 국민신문고에 문제제기… 교육청, 뒤늦게 목록 삭제-회수

부산시교육청이 좌편향적 내용이 담긴 청소년 역사책을 ‘이달의 책’에 선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10일 뒤늦게 책 선정을 취소했지만 이미 8개월가량 공공도서관에 비치하고 청소년들에게 홍보까지 했다.

10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교육청 산하 부산시민도서관은 비문학 부문 ‘이달의 책’으로 방송통신대 통합인문학연구소 이임하 교수가 쓴 ‘10대와 통하는 한국전쟁 이야기’(사진)를 선정했다. 205쪽 분량의 이 책은 부산시내 11개 도서관에 5권씩 비치됐다.

책 머리말에는 6·25전쟁에 대한 청소년의 이해를 돕는다고 적혀 있지만 곳곳에 상식과 거리가 먼 내용들이 담겨 있다. 책 전체적으로 6·25전쟁 때 미국과 이승만 정부가 민간인 피해를 유발했다는 관점이 반영돼 있다. 북한이 한반도 공산화를 위해 전격 남침하면서 민간인 피해의 가장 큰 원인을 제공했다는 내용은 제대로 적혀 있지 않다. 국군과 미군, 북한인민군과 중국군 빨치산 가운데 누가 주적인지 개념도 모호하다.

또 서울대 김모 교수의 말을 인용해 개전 초기 북한군 점령지 상황을 설명하며 “인민군은 들어와서 제일 먼저 집집마다 식량을 조사하고 이를 뒤져내 마을의 굶은 사람에게 나눠주고 남으면 자신들이 먹곤 했다”는 표현으로 인민군을 미화했다.

이 책의 내용은 최근 부산 시민으로 추정되는 김모 씨가 국민권익위원회 국민신문고에 “도서관 선정 도서에서 6·25전쟁을 해방전쟁이라고 가르치고 있다”는 글을 올려 알려졌다. 본보는 저자인 이 교수에게 발간 의도를 묻기 위해 연락했지만 그는 “별로 할 말이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논란이 일자 부산시교육청은 10일 도서선정위원회를 소집해 이달의 책 추천도서 목록에서 이 책을 삭제하고 각 도서관에서 회수했다. 위원회는 “아직 휴전인 상태에서 전쟁을 주제로 한 책은 논란의 여지가 있고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청소년이 읽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부산시교육청은 2011년부터 독서 생활화를 위해 ‘이달의 책’을 선정하고 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부산시교육청#6·25전쟁#이달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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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추천 많은 댓글

  • 2015-02-11 06:05:48

    부산사람들이 정치하면안되는이유도 되는군! 주적도 모르고 적화통일 노력하는자들이 왜 부산일까? 6.25땐 최후보루였는데....

  • 2015-02-11 11:17:32

    임진왜란과 동족상잔의 625를 덧칠하듯 또 당해봐야 정신차릴까 피흘려 싸워준 월남의 패망을 봤을텐데 우리사회는 왜 이러냐?

  • 2015-02-11 12:07:33

    참으로 여러곳에 포진해 있구나, 걱정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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