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 선거출마 예정자의 사촌동생, 모텔 나오는 현직 조합장車 들이받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11일 03시 00분


경찰 “약점 노린 고의충돌 의심”

지난달 16일 오후 2시 15분. 전남 광양시의 한 모텔에서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나오자 도로에 서 있던 은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한 대가 후미를 스치듯 들이받았다. 이 은색 SUV는 검은색 승용차를 80m 정도 쫓아가면서 경적을 계속 울렸다. 은색 SUV 운전자 A 씨(51)와 검은색 승용차 운전자 B 씨(62)는 차에서 내려 말다툼을 벌였다. 이후 A 씨는 “교통사고가 났다”고, B 씨는 “누군가가 고의로 차량을 들이받았다”고 각각 112에 신고했다.

A 씨는 전남의 한 농협 조합장 선거 출마 예정자의 사촌동생이었고 B 씨는 같은 농협 현 조합장이었다. 112 신고 당시 검은색 승용차 조수석에는 한 여성이 앉아 있었다. 경찰이 출동해 조사하던 중 이 여성은 조용히 사라졌다.

경찰은 모텔 맞은편에 설치돼 있던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은색 SUV가 검은색 승용차를 미행한 뒤 모텔 앞에서 1시간 동안 잠복한 사실을 파악했다. 경찰은 A 씨가 B 조합장이 모텔에서 나오기를 기다렸다가 고의로 그의 차를 들이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모텔 입구에서 B 조합장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쫓아간 것은 맞다”면서도 “추격 과정에서 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을 실수로 밟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조합장 B 씨의 약점을 잡기 위해 미행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B 씨가 조합장으로 있는 농협은 B 씨와 A 씨의 사촌형 등 2명만 3·11 조합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B 씨는 이 의문의 교통사고 이후 지인들에게 불출마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광양=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조합장 선거#농협 조합장 교통사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8

추천 많은 댓글

  • 2015-02-11 07:24:24

    그쪽 동네 특기다.

  • 2015-02-11 09:27:15

    세상 모든 파렴치한 일과 비인간적이 일어나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그 동네~ 거기가 어떤데라는걸 보여준 단편적인 사례~

  • 2015-02-11 09:19:10

    구린네나네 출마를안한다 왜 잘못도없는데 옆에 여자가 밝혀질까봐 하여간 요즘 조합장들 대통보다 더한애들이지 모텔이나드나들고 한심한 나라로다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