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보행자 안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달 서울시 교통사고 사망자 수 절반 이상이 보행 중 사고를 당했고 이 중 다수가 65세 이상 고령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달 서울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38명으로 그 중 26명(68.4%)이 무단횡단 등 보행 중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11일 밝혔다. 보행자 사고 사망자 26명 중 65세 이상 고령자가 14명으로 절반 이상이었다. 주요 사고 원인은 도로나 횡단보도에서의 무단횡단이었다. 도로 무단횡단 11명, 횡단보도 무단횡단 8명 등 21명이 보행자 부주의로 사고를 당했다.
보행 중 사망사고가 가장 빈번한 시간대는 퇴근시간대인 오후 8시부터 자정 사이였다. 주거지 1km 반경 이내 지역에서 사고를 당한 사람도 전체 보행사고 사망자의 절반이 넘었다. 본보 취재팀이 10일 오후 10시부터 1시간 동안 서울 종로구 종로3가 사거리에서 관찰한 결과 53명이 편도 2차로 도로를 무단 횡단했다.
전문가들은 보행자 사고를 줄이기 위해 보행자와 운전자의 주의가 동시에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고령자를 위한 맞춤형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의석 도로교통공단 서울지부 교수는 “고령자들이 과거에 비해 반응속도나 주의력이 떨어진다는 걸 인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안전교육이 필요하다”며 “운전자들도 고령자를 배려해 노인보호구역뿐 아니라 일반 도로에서도 보행자를 보호하려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은 보행자 무단횡단 사고 예방을 위해 다음달 12일부터 열흘간의 시민 홍보 및 계도기간을 거친 뒤 22일부터 한 달간 대대적인 무단횡단 단속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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