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부장판사가 수년 간 신분을 감추고 인터넷 기사에 부적절한 댓글 수천 개를 달아 논란이 불거졌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A 부장판사(45)는 포털사이트에서 아이디 3개를 사용해 각종 기사에 야권을 비난하고 여권을 옹호하는 악성 댓글을 상습적으로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확인된 댓글만 2000여 개로 실제 올린 댓글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현직 부장판사는 2008년 광우병 사태 당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를 ‘촛불 폭동’으로 표현하고, 항소심 판결에서 법정 구속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해서도 “종북세력을 수사하느라 고생했는데 인정받지 못해 안타깝다”는 글을 올렸다.
지난해 말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과 관련해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정윤회 씨(60)와 관련해서도 “비선 실세 의혹은 허위 날조”라고 주장했다. 이재만 대통령총무비서관 등 이른바 ‘문고리 권력 3인방’의 문화체육관광부 인사 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할 필요가 없다. 검찰은 범죄를 수사하는 곳이지 여론의 궁금증을 푸는 곳이 아니다”라고 썼다.
이 현직 부장판사는 댓글을 단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원 관계자는 “A 부장판사가 익명이 보장되는 공간이어서 판사로서의 지위보다 개인적인 생각들을 표현했다고 말했다”며 “사적인 영역에서 이뤄진 댓글 행위가 알려지게 된 경위가 의문이지만 법관의 품위를 손상시킨 데 상응하는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직 부장판사’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현직 부장판사, 판사의 위치에서 SNS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문제가 되니까 익명으로 남긴다는 건가? 국정원이랑 뭐가 다른가?”, “현직 부장판사, 상응하는 적절한 조치가 뭔지 궁금하다”, “현직 부장판사, 판사도 물론 사람이고 의견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저렇게 편파적으로 글을 남기는 거 보면 판사 자리에 적절한 사람인가 의문이 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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