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년 만에 국내 연안에 나타났지만 양식장 줄에 걸려 생사의 기로에 처했던 북태평양 긴수염고래가 스스로 탈출한 것으로 보인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는 “11일 경남 남해군 미조면 송정리 앞바다 홍합 양식장 부이 줄에 걸렸던 긴수염고래가 탈출한 것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와 통영해양경비안전서, 부산아쿠아리움의 합동구조작업은 이날 오전 9시 종료됐다.
앞서 이들 기관은 11일 오전 긴수염고래가 양식장 부이 줄에 걸려있다는 신고를 받고 이날 오후 7시 5분까지 선박 5척과 수중절단 인력을 동원해 구조를 벌였다. 구조팀은 고래 꼬리 쪽에 엉켜 있던 두께 5mm의 줄 4가닥 중 3가닥을 끊었지만 나머지 1개는 끊지 못한 채 날이 어두워 철수했다. 이어 12일 오전 7시 구조작업 재개를 위해 통영서가 현장을 순찰하던 중 긴수염고래가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구조팀은 긴수염고래 발견 장소가 양식어장 한 가운데로 선박 접근이 어렵고, 양식장 줄이 여러 겹 엉켜 있던 점 등을 들어 다른 선박의 포획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밝혔다. 사고 해역과 바다 밑에서도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긴수염고래는 대한해협을 통해 동해를 따라 오호츠크해나 태평양으로 향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안두해 고래연구소장은 “긴수염고래는 죽으면 수면위로 떠오르는 특성이 있는데 현재까지 아무런 흔적을 발견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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