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산업용 섬유 장점 융합… 레저-건축 등 활용분야 무궁무진
2020년까지 2200억 투입 제품 개발… 산업용 비중 높아 수출 전망도 밝아
한국섬유개발연구원(대구 서구)이 최근 슈퍼섬유를 이용한 고강도 스마트폰 케이스(덮개)를 개발했다. 이 케이스는 배터리와 유심(가입자인증식별카드), 카메라를 외부 충격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한다. 2013년 산업통상자원부의 슈퍼 소재 융합제품 산업화에 선정된 이후 2년 만이다.
이 제품은 첨단 섬유의 상징인 ‘아라미드’로 만들어 관심을 모은다. 5mm 굵기에도 2t의 무게를 들어 올릴 만큼 강해 헬멧과 방탄복 등에 쓰인다. 플라스틱이나 금속 소재로 만든 스마트폰 케이스보다 충격 흡수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단가가 비싸지만 30초에 6개 정도를 만들어 제작 시간을 줄이고 가로 세로 1m 원단에서 10개 이상 생산해 채산성을 맞췄다.
아라미드는 다양한 산업에 활용되지만 단조로운 색상이 걸림돌이었다. 슈퍼섬유 원단의 특성 때문에 염색이 잘 먹히지 않고 입혀도 금방 흐려져서다. 전길우 산자융합소재팀 선임연구원은 “원사(실)에 색깔을 입히는 기술을 응용해 염색 문제를 해결했다. 노트북 등 소재 활용 분야를 넓힐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은 미국 일본 수출을 준비하고 있다.
대구 경북의 섬유산업 구조가 의류 제조 중심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기능성 산업용으로 바뀌고 있다. 연구기관의 신기술 개발과 지자체,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가 활발하다.
12일 한국섬유개발연구원에 따르면 대구 경북 산업용 섬유업체는 2006년 246개에서 지난해 336개로 늘었다. 전체 2700여 개 가운데 12%가 산업용을 생산하고 있다. 상당수 기업은 부설 연구소를 운영하며 신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은 슈퍼섬유 융합소재센터를 통해 산업용 섬유 생산 비율을 80%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마법의 섬유’로 불리는 슈퍼섬유 소재 개발도 잇따른다. 산업용 특수복 전문기업인 ㈜지구(대구 중구)는 2018년까지 아라미드 원단을 활용해 소방복과 군복을 개발할 계획이다. 섭씨 500도가 넘는 열에도 타거나 녹지 않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카레이싱 등 스포츠 분야 의류도 개발할 예정이다.
대구시는 의류와 산업용 섬유의 장점을 융합한 하이브리드섬유 사업화에 힘을 쏟고 있다. 6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 내년부터 2020년까지 2200억 원을 들여 제품을 개발한다. 분야는 철강과 전자통신 스포츠레저 건축자재 등의 부품 소재다.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산업용 섬유기업 확대와 수입대체 효과 등이 기대된다.
대구시 관계자는 “미국 이탈리아 등 섬유 선진국의 산업용 섬유 비중은 60%이고 이 중 하이브리드가 40% 이상을 차지해 세계시장 진출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구조 개선에 힘입어 올해 대구 경북 섬유산업의 전망은 밝은 편이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이 최근 섬유기업 130곳을 대상으로 경기 전망을 조사한 결과 올해 수출은 지난해보다 1.9% 증가한 32억500만 달러(약 3조5165억 원)로 예상됐다. 설비 투자 확대는 64.1%, 채용 계획은 69.3%가 ‘있다’고 답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산업용 섬유 제품 개발과 품질 향상으로 국내외 섬유시장을 앞서가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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