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밸리, 한류월드 사업과 판박이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13일 03시 00분


공연장 등 겹쳐 중복투자 우려

정부가 경기 고양시에 조성하기로 한 ‘K-컬처밸리’가 경기도가 추진 중인 ‘한류월드’와 사실상 똑같아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경기도와 고양시에 따르면 정부는 2017년 말까지 고양시 일산동구 한류월드 용지에 K-컬처밸리를 조성하기로 11일 발표했다. 30만∼32만7000m² 규모로, CJ가 공동 사업자로 참여하며 1조 원가량이 투자된다. CJ는 이곳에 스튜디오와 한류 콘텐츠 파크 등을 조성한다. 1500석 규모의 공연장 등을 포함해 글로벌 한류 체험 공간인 ‘한류스트리트’도 만든다. CJ는 이 같은 내용의 제안서를 최근 경기도에 제출했다.

문제는 K-컬처밸리가 1999년부터 추진된 한류월드와 판박이라는 점이다. 경기도는 한류월드 테마파크 용지 안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케이팝 전용 아레나 공연장을 짓기로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약했다. 또 같은 해 한국관광공사와는 ‘한류관광 마이스 복합단지’ 협약도 맺었다. 아레나는 주공연장(1만8000석)과 보조공연장(2000석)을 포함해 2만 석 규모로 공사비만 무려 2670억 원이 들어가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마이스 복합단지는 2017년까지 7600억 원을 들여 케이팝 인큐베이션센터, 한류 창조공간, 한류체험 시설, 호텔(숙박), 명품관, 영상콘텐츠 제작 스튜디오 등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이처럼 K-컬처밸리와 한류월드는 대부분의 사업 내용이 비슷하다. 이 때문에 정부가 ‘창조경제’라는 명분만 앞세웠을 뿐 기존 사업을 그대로 답습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경기도는 K-컬처밸리 조성과는 별개로 한류월드 사업을 계속 추진할 예정이어서 중복 투자도 우려된다. K-컬처밸리와 관련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사전 조율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나 향후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경기도 관계자는 “아직 CJ로부터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받지 못했다”며 “양측의 협의를 통해 비슷한 콘텐츠는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K-컬처밸리#한류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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