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풀 사이에서 영아 시신이…“미성년자에 의한 유기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13일 17시 25분


서울 송파구의 한 경로당 인근에서 영아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12일 오전 11시 50분경 송파구 A 경로당 앞 공터의 수풀 사이에서 여아 시신이 발견됐다고 13일 밝혔다. 발견 지점은 송파구 천마근린공원에서 직선거리로 약 700m 떨어진 곳이다. 시신은 수건에 싸인 채 천가방 속에 담겨 있었고 태반과 탯줄도 남아 있었다.

시신을 최초로 발견한 사람은 A 경로당을 다니는 정모 씨(78·여)다. 평소 고물을 줍던 정 씨는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경로당으로 가다가 수풀 사이에 놓인 50cm 크기의 천 가방을 발견했다. 가방을 열어보니 트레이닝복이 있었고 이를 꺼내려고 가방을 뒤집자 검붉은 피로 물든 수건에 싸인 물체가 떨어졌다. 수건 옆으로 작고 검은 발이 튀어 나와 있었다. 놀란 정 씨는 가방을 제자리에 놓고 황급히 경로당으로 들어갔다. 정 씨가 지인들에게 “원숭이 시체를 본 것 같다”고 말하자 수상히 여긴 사람들이 소방서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은 수건에 싸인 물체가 영아 시신이라는 것을 확인해 경찰에 신고했다. 소방 관계자는 “(시신의) 부패 정도가 심각했다. 눈, 코, 입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경찰은 시신을 유기한 인물이 미성년자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산모가 병원이 아닌 곳에서 보호자도 없이 아이를 낳은 것으로 보이는데다 시신 유기 방법도 허술해 미성년자에 의한 유기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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