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장터’ 지자체 PC에 악성코드 심어 900억대 공사 따낸 브로커 태국서 검거

도주 2년만에 현지 첩보로 덜미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 이정수)는 국가 전자조달 시스템인 ‘나라장터’ 이용자들의 PC를 해킹해 900여억 원에 이르는 관급 공사를 불법으로 낙찰받게 해 준 혐의를 받는 브로커 홍모 씨(43)를 2년 만에 붙잡아 사기 및 입찰 방해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홍 씨는 2011년 6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 해킹 프로그램 개발자 김모 씨(39·수감 중) 등과 함께 발주처인 지방자치단체 재무관의 PC에 악성코드를 심어 낙찰 하한가의 기준이 되는 예비 가격을 바꿔치기하는 수법으로 시설공사 57건을 따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에게서 낙찰 예상 금액을 전달받은 건설업체는 농어촌공사의 10억 원대 수리시설 개보수 공사에서 하한가보다 불과 188원 높은 가격을 써내 낙찰받기도 했다.

홍 씨는 2013년 4월경 검찰 수사가 계속되자 태국으로 도주했다. 그동안 “갑자기 나타난 사업가라는 사람이 태국 현지에서 골프장을 다니면서 호화롭게 생활하고 있다”는 등의 첩보가 검찰에 전해졌고, 검찰은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해 지난달 27일 태국 깐짜나부리에 있는 홍 씨의 집에서 검거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