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영북지역 주민들의 숙원인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조성사업이 세 번째 도전에 나선다. 15일 강원도에 따르면 2012년 이후 국립공원위원회에서 2차례 부결된 오색 케이블카 사업을 재추진하기로 하고 4월 중 환경부에 국립공원계획 변경안을 신청할 계획이다. 1982년 강원도가 오색∼중청봉, 장사동∼울산바위, 용대리∼백담사 간 케이블 설치를 신청했다가 문화재위원회가 부결시킨 것을 포함하면 이번이 네 번째 도전이다.
강원도와 양양군은 정부가 사업에 힘을 보태고 있는 만큼 이번에는 추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케이블카 조성 사업의 적극 추진을 지시한 데 이어 10월 평창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오색 케이블카 조기 추진을 지시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발표한 ‘2015 관광분야 정책’에 설악산에 친환경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사업을 포함시켰다.
강원도와 양양군이 확정한 케이블카 설치 구간은 양양군 서면 오색리에서 해발 1480m 끝청까지 3.4km다. 중간지주 6개가 설치되고 상하부에 정류장 2곳이 들어선다. 끝청은 설악산 정상인 대청봉과 1.6km 떨어져 있다. 케이블카는 초속 4.3m로 운행해 소요시간은 14분 23초가량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업비는 국비와 지방비 등 482억 원이다.
강원도는 올 4∼7월 사업 신청 및 승인을 거쳐 연말까지 실시설계와 환경영향평가, 공원사업 시행 허가 등 행정절차를 진행한다. 계획대로 추진되면 내년 3월 착공해 평창올림픽 개막을 앞둔 2018년 1월 준공할 계획이다.
오색 케이블카의 경제적 파급 효과는 1287억 원으로 분석됐고 인접한 양양국제공항과 속초항 활성화, 국내외 관광객 유치, 철도 및 고속도로 이용객 증가도 예상된다. 안병헌 강원도 녹색국장은 “오색 케이블카의 2차례 부결 사유에 대한 보완을 완료해 재추진하게 됐다”며 “공사는 생태계 훼손을 최소화하는 친환경공법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의 반대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전기로 움직이는 철골 구조물이 식물 생태계를 단절시켜 동식물의 정상적인 성장과 번식을 방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탐방객 수를 증가시켜 산 정상부 훼손을 부채질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국내 산양의 최대 서식지라는 점도 주된 반대 이유다. 일부 단체는 지난해 평창 알펜시아에서 열린 유엔 생물다양성협약당사국 총회에서 ‘강원도가 국립공원 정상에 케이블카를 설치해 환경 파괴에 앞장서고 있다’며 집회를 열기도 했다.
도내 환경단체 관계자는 “설악산은 희귀 동식물의 보고인 데다 산양 250여 마리가 남아있다”며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등산로를 이용하는 사람이 줄어 환경이 보존된다는 주장도 있지만 지금까지 케이블카가 설치된 지역에서 환경이 더 좋아진 곳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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