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자를 어묵에 비하하며 조롱한 이른바 ‘일베 어묵 사건’의 피의자 김모 씨의 어머니 조모 씨가 아들을 대신해 세월호 유가족과 국민들에게 공개 사과를 했다.
조 씨는 15일 언론사에 돌린 사과문에서 "제 자식이 한 일인 줄 모르고 그 사진을 보았을 때 저 또한 경악했다. 당사자 분들의 마음은 어떠셨을지 상상도 못하겠다"며 "사건을 알고는 기가 막혔지만 어찌해야 할지를 몰라 반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 허둥대다 꽤 많은 시간을 보내버리고 말았다. 하루 빨리 찾아뵙고 사죄드렸어야 했는데 그런 것도 모르는 똑똑치 못한 엄마였다"고 밝혔다.
이어 조 씨는 "아이 아빠와 이혼하며 서로 비방하고 다투는 등 어른으로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고 바쁘고 피곤하다는 핑계로 다정하게 대해주지 못했다"고 가족사에 대해 털어놨다.
조 씨는 또 "아이는 항상 대화를 원했는데 저는 '그런 소리 말고 제대로 된 소리 좀 해라'라고 소통을 막아버렸고, 가족의 처지를 푸념하며 아이의 마음에 부담을 느끼게 했다"고 덧붙였다.
조 씨는 "저의 부족함이 정말로 크다. 지금까지는 혼자 아이들 거두고 키우는 것인데 이만하면 잘하는 것 아니냐며 스스로를 위안했던 것도 같다. 그러나 앞으로는 더 선하게 주위를 돌아보며 봉사하며 살겠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헤어진 전 남편을 포함해 저희 가족 모두가 달라지는 계기로 삼겠다"며 "죄 값을 치르면 저와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는지 알아볼 것이다.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찾아뵐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다시 한 번 가슴 아프셨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라고 마무리했다.
앞서 ‘일베 어묵 사건’ 피의자 김 씨는 지난달 26일 인터넷 커뮤니티 일베 게시판에 단원고 교복을 입고 왼손으로 어묵을, 오른 손으로 일베 회원임을 인증하는 손가락 자세를 취하면서 '친구 먹었다'는 글을 게시했다.
이후 단원고 교장과 시민들이 고소·고발장을 제출하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안산 단원경찰서는 지난 9일 ‘일베 어묵 사건’ 피의자 김 씨를 구속했다. 김씨는 부모의 설득으로 경찰에 자진 출두해 수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