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와 고려대, 중앙중고교를 세우고 제2대 부통령을 지낸 인촌 김성수(仁村 金性洙) 선생의 60주기 추모식이 16일 오전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 금남리 고인의 유택 앞에서 거행됐다.
추모식에는 김재호 동아일보·채널A 사장 겸 고려중앙학원 이사장을 비롯한 유족과 이명박 전 대통령, 이용훈 인촌기념회 이사장, 김학준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김병철 고려대 총장 등 각계 인사 200여 명이 참석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양승태 대법원장은 추모 화환을 보내왔다. 인촌의 기일은 18일이지만 당일이 공휴일이어서 앞당겨 열렸다.
이날 행사는 추모 묵념에 이어 고인 약력 보고, 추모사, 소강연, 고인의 육성 청취, 광복 70주년 심포지엄 ‘선진사회로 가는 대한민국의 과제’ 자료집 봉헌, 헌화와 분향의 순서로 빗속에서도 경건하게 치러졌다. 앞서 인촌기념회와 동아일보, 채널A, 고려대는 올 1, 2월 공공성 등 4개 분야에 걸쳐 광복 70주년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 자료집은 고인의 증손인 김재호 이사장이 봉헌했다.
이 전 대통령은 방명록에 ‘크게 기립니다’라고 적은 뒤 “인촌은 시대를 이끌었던 대단한 분이셨다”고 추모했다.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은 “한국이 선진국이 됐다고 하지만 인촌 선생과 같은 큰 인물, 존경받는 큰 어른이 없다”며 “선생이 돌아가신 지 60년이 지났지만 선생의 존재가 더욱 무겁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이용훈 이사장은 추모사에서 “인촌 선생은 일제의 학정과 해방 후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조국의 광복과 건국을 위해 온갖 고난과 역경을 겪으면서도 힘든 역할을 해냈다”며 “인촌 선생의 좌우명이었던 공선사후(公先私後)와 신의일관(信義一貫)의 정신은 돌아가신 지 60년이 된 지금도 우리의 사표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촌 서거 당시 갓 스무 살로 고려대에 입학한 홍일식 전 고려대 총장은 “인촌 선생은 얼마든지 세속적 안락을 누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험난한 구국의 길을 택했다”고 추모했다.
언론사 연구 권위자인 정진석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는 소강연을 통해 인촌 선생이 언론과 교육, 기업 등 다방면의 왕성한 활동을 통해 독립국이라면 정부가 수행했어야 할 공적 역할을 대신 감당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정 명예교수는 “민족기업 경성방직주식회사를 육성해 식민지 치하 조선의 경제발전에도 힘을 쏟았다”고 설명했다.
일제강점기 해외 항일투쟁에 비해 소홀한 평가를 받고 있는 국내 교육·문화운동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정 교수는 “동아일보와 보성전문은 민족진영 인사들의 활동무대이자 은신할 수 있는 둥지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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