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목표 달성을 위해 덤핑이나 가상판매 등으로 실적을 부풀리면서 실제 판매가와의 차액인 미수금을 횡령했다는 자인서까지 쓴 제과업체 직원에게 회사에 끼친 손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2부(부장판사 김기정)는 크라운제과가 전 영업사원 임모 씨와 그의 신원보증인 2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1억7500만 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임 씨는 2003년 크라운제과에 입사해 10년 간 영업사원으로 일했다. 크라운제과는 매월 판매목표를 할당하고 목표 달성률에 따라 급여를 차등지급하는 방식으로 사원들을 압박했다. 실적 압박에 시달리던 사원들은 매출 목표를 맞추기 위해 장부상으로만 판매한 것처럼 입력하는 ‘가상판매’나 정가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덤핑판매’를 했다. 회사 시스템에는 정가보다 낮은 판매가를 입력할 수 없었기에 실제 판매 대금과의 차액은 ‘미수금’으로 처리했다. 회사는 사원들의 변칙판매를 알면서도 사원들에게서 미수금을 횡령했다거나 갚겠다는 각서를 받아왔다. 회사는 이 각서를 근거로 임 씨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가 1심에선 패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미수금 변제 각서는 진정한 의사표시로 볼 수 없어 무효”라고 판단했지만 “임 씨가 입사 당시 ‘불법영업을 하지 않겠다’는 이행각서를 제출했는데도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만큼 회사에 대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회사에게도 사원들의 변칙판매 사실을 알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일부 책임을 인정해 임 씨 등의 배상 책임을 60%로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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