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새학기 교원 업무 줄어들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3일 03시 00분


대전교육청 “교육감賞미술-영어말하기대회 올해부터 폐지”
사교육 수반 사업 32% 없애기로

교육장상이 내걸린 대전지역 초중고교의 각종 대회는 1년에도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열린다. 미술만 해도 회화와 서예 등 5, 6가지 분야에 걸쳐 대회가 치러지고 여기에 모든 학교가 대표 선수를 출전시킨다. 좋은 성적을 거둘 경우 학교는 명예를 높이고 좋은 점수를 딸 수 있고, 학생 개인은 학생기록부에 수상기록을 채울 수 있다. 하지만 교사들은 출전에 학생 지도와 교내외 회의 및 출장 등으로 수업 준비마저 소홀할 수밖에 없고, 출전 학생들은 사교육의 도움까지 받는다.

대전시교육청이 교육감이나 교육장상이 내걸린 미술과 영어 말하기 등의 대회를 올해부터 즉각 폐지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과중한 교원의 업무를 줄이는 데 불가피한 조치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대회들의 폐지는 더불어 사교육 의존도를 경감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다만 단체로 참여하는 음악(합창)이나 체육 분야의 대회는 인성 교육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12월 현장 교사 30여 명으로 구성된 실무추진위원회에서 발굴한 교원들의 업무 경감 과제 263개 가운데 각종 경시대회와 각종 우수사례 보고서 제출, 사교육이 많이 수반되는 사업 등 31.9%를 폐지하고 31.6%는 축소, 개선하거나 학교장 중심으로 자율 운영하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이 밖에도 교사들이 승진을 위해 무분별할 정도로 시도했던 연구학교 운영을 77개교(2014년)에서 60개교로 22% 감축했다. 또 교사들이 참여하는 각종 연구대회를 26개에서 19개로 통폐합했다.

장학사 등의 방문을 앞두고 학교에서 환경미화 등을 위해 비상을 거는 일은 과거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시교육청은 이런 ‘손님맞이 준비’도 교원 업무를 과중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보고 신발장 이름표 부착과 책상보 깔기, 다과 및 음료 준비 등 장학사 등의 방문을 앞두고 흔히 이뤄지는 20여 가지를 금지 목록으로 지정했다. 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이송옥 장학관은 “교원의 업무 경감은 학생들에게 더 손이 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교육 수요자 중심의 모니터단을 운영해 교사들이 본연의 업무인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미술-영어말하기대회#폐지#사교육 수반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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