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KTX 진입 않는 광주역 ‘애물단지’로 전락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3일 03시 00분


승객 줄어 도심공동화-상권붕괴 우려

고속철도(KTX) 진입 중단 위기에 놓인 광주역 문제를 놓고 광주지역이 해결에 고심하고 있다.

광주역은 일제강점기인 1922년 광주 동구 대인동 동부소방서 자리에 문을 열었다. 이후 1969년 광주 북구 중흥동 역사로 옮겼다. 현재 광주역은 하루에 KTX 18회, 새마을호 6회, 무궁화호 15회가 운행되며 승객 3500명이 이용한다. 하지만 4월 1일부터는 광주역에 KTX가 진입하지 않을 예정이다.

광주역을 이용하는 열차 승객 70% 정도가 KTX 승객으로 추정돼 광주역을 찾는 인원이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광주역 승객 감소는 도심 공동화와 상권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도심 축을 가르는 광주역이 공동화될 경우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는 올해 용역조사를 통해 광주역 주변 도심 재생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광주역 주변 도심 공동화를 막고 대전·충남지역과의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서대전역을 통과하는 KTX를 광주역까지 연장 운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최근 광주시청을 방문한 권선택 대전시장과 광역교통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두 시장은 정부의 KTX 운행계획에서 서대전과 호남의 연계가 끊어진 것은 지역 발전과 교류를 위해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정부가 발표한 KTX 운행계획은 서울 용산역에서 익산역을 거쳐 광주송정(목포)역과 여수엑스포역을 직행하는 노선을 하루 48회, 20회 운행하는 것이다. 그 대신 서대전∼계룡∼논산∼익산을 운행하는 호남선 KTX를 하루에 18편 신설하기로 했다. 두 시장은 결국 서대전역을 통과하는 KTX 18편 가운데 일부 노선의 종착역을 전북 익산역이 아닌 광주역으로 하는 방안에 공감했다. 서대전역을 통과하는 KTX가 광주역까지 운행될 경우 소요시간은 3시간이다.

전남 장성군도 서대전역을 거치는 KTX를 장성·광주역까지 연장 운행하도록 하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앞서 16일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호남과 대전지역 국회의원 6명이 서대전역을 경유하는 호남선 KTX 18편을 광주역까지 연장 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 등은 서대전역을 경유하는 KTX의 광주역 연장 운행은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1시간이 소요되는 익산역∼광주역 구간에 KTX를 더 투입하면 고속선로를 이용해 광주송정역을 지나는 KTX의 운행 횟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호남선 KTX 개통을 앞두고 새 광주송정역사가 문을 열었지만 각종 시설이 부족한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광주송정역 대중교통 연계 대책으로 현재까지 진행된 것은 시내버스 노선 1개 신설과 마을버스 노선 연장이다. 광주시는 5월부터 추가적으로 광주시내와 빛가람 혁신도시를 연결하는 고급직행 좌석버스 20대를 운행할 계획이다. 또 공항버스(1000번)도 광주송정역을 경유하도록 할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 고속버스 정류장 등이 마련되지 않아 각종 시외버스 운행 방안은 확정되지 않았다. 특히 광주송정역은 차량 승차나 하차 공간이 구분돼 있지 않아 승객이 몰릴 경우 혼잡이 우려된다. 이 밖에 이용 승객 수에 비해 역사 규모도 작다. 광주시는 민간 사업자를 통해 새 광주송정역사 옆에 전체 면적 2만2000m², 지하 3층, 지상 8층 규모 송정역복합환승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역#애물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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