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진도 백구마을에 ‘백구테마센터’개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3일 03시 00분


1993년 10월 전남 진도군 의신면 박복단 할머니 집에 뼈와 가죽만 남은 하얀 진돗개 한 마리가 나타났다. 박 할머니가 7개월 전 대전의 한 애견가에게 판 5년생 ‘백구’였다. 당시 백구는 대전∼전주∼광주∼해남∼진도대교∼진도까지 300km가 넘는 거리를 달려 되돌아왔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백구는 모 컴퓨터회사의 광고 모델이 되기도 했다. 이때 받은 모델료는 박 할머니 가족의 병원비로 사용돼 또 한 번 감동을 선사했다. 돌아온 백구는 할머니의 극진한 보살핌 속에 기력을 회복해 새끼까지 낳았고 2000년 2월 태어난 지 13년 만에 박 할머니 품에 안겨 숨졌다. 마을 주민들은 ‘한번 주인이면 영원한 주인’이라는 백구의 충성심을 기리기 위해 2004년 마을에 높이 2.1m, 폭 1.2m 크기의 ‘돌아온 백구상’을 건립했다. 동상 옆에는 백구가 대전에서 진도까지 되돌아오는 여정 등을 새긴 표지판과 지석묘로 꾸민 백구묘가 있다. 박 할머니는 2010년 94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나 백구상이 보이는 마을 앞 야산에 묻혔다.

진도군이 백구마을에 새로운 볼 거리인 ‘백구테마센터’(사진)를 최근 개관했다. 백구테마센터는 1층에 도농 교류실과 북 카페, 2층에 다목적실(체험 민박 4실 포함)을 갖췄다. 도시민을 위한 체험 농장(7287m²)도 마련했다. 진도군은 백구테마센터가 진도 신비의 바닷길 축제와 여름 관광지인 금갑해수욕장, 사계절 인기를 끌고 있는 접도 웰빙 등산로를 찾는 가족단위 방문객들의 체험 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천연기념물 제53호인 진돗개는 천성이 영민하고 충직하다. 후각과 청각이 발달했고 복종심과 귀소성이 뛰어난 국내 대표 토종견으로, 세계 3대 애견클럽에 등록되는 등 명견으로 우뚝 섰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진도 백구마을#백구테마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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