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장에도 ‘政피아’ 그림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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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임용 앞두고 15명 후보 응모… 30년 현장떠난 親朴 前의원 포함

국립현대미술관 새 관장 선임이 임박하면서 수장 자리를 누가 맡게 될지 미술계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인사혁신처는 이번 주 서류심사에 들어간다.

9일 마감한 공모 결과 김용대 전 대구미술관장(60), 김정 전 새누리당 국회의원(64), 김찬동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문위원(58), 유희영 전 서울시립미술관장(75), 윤진섭 호남대 미술학과 교수(60), 이용우 전 광주비엔날레 대표(63), 최효준 경기도미술관장(63) 등 15명이 응모했다. 이 가운데 서류전형으로 5명을 추려 면접을 실시한 뒤 최종후보를 3명으로 압축한다. 신임 미술관장 인선은 이르면 3월 중순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화제가 되고 있는 인물은 ‘친박 인사’인 김 전 의원이다. 그는 서울대 미대와 프랑스 파리대 대학원(미술사학)을 졸업한 ‘미대 출신 첫 국회의원’. 2009년 미래희망연대(당시 친박연대) 소속 비례대표 의원으로 18대 국회에 진출한 뒤 2012년 합당으로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 소속이 됐다. 김 전 의원의 남편인 곽영훈 사람과환경그룹 회장은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열린 한나라당 경선 때 박근혜 후보 캠프에 참여했다. 김 전 의원은 1980년대 초 덕성여대 산업디자인학과 강사로 일한 뒤 미술계 활동과는 다소 거리를 둬왔던지라 일각에선 ‘정피아(정치권 출신 인사)’ 논란을 일으킬 소지가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이에 대해 김 전 의원은 2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미술계 인사 몇 분의 권유로 응모하게 됐다. 정치 활동을 시작한 이유가 미술계의 여러 문제를 사회 각계와 원활히 협력하며 해결하고 싶어서였다. 괜한 오해가 없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미술계 인사는 “김 전 의원과 함께 이 전 대표 얘기도 많이 나온다”며 “지난해 광주비엔날레의 ‘세월오월’ 전시 논란을 극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013년 서울관 개관 이후 불거진 학연 위주 운영 논란 끝에 정형민 전 관장이 학예연구사 부당 채용 혐의로 지난해 10월 직위 해제되는 홍역을 겪었다. 그 뒤 윤남순 기획운영단장의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관장 공모 응모자는 “국립현대미술관의 고질적 인사 파벌 문제, 배타적이고 비효율적인 업무 처리 방식을 간파하고 개선할 수 있는 명망 높은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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