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재생계획 발표
초록띠공원∼진양상가 7개건물 연결… 공중 보행교 설치해 접근성 높여
상가 발전 구체적 방안은 없어… 건물들 낡아 안전사고 우려도
청계천 위로 세운상가와 청계상가를 잇는 보행 다리가 새로 건설된다. 또 세운상가를 비롯해 근처 상가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보행 덱과 엘리베이터도 신설된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의 ‘세운상가 활성화(재생) 종합계획’을 24일 발표했다. 세운초록띠공원(옛 현대상가 자리)부터 세운·청계·대림·삼풍상가, 풍전호텔, 신성·진양상가까지 7개 건물을 잇는 보행환경 개선사업이 핵심이다. 이렇게 되면 남북으로 약 1km가 연결돼 종묘와 남산까지 이어진다. 그러나 노후 상가의 리모델링 및 구체적인 발전 계획은 빠져 있어 벌써부터 상권 회복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종합계획에 따르면 시는 우선 세운초록띠공원∼대림상가를 1단계 사업구간으로 정해 내년 말까지 386억 원을 투입한다. 청계천 위에 있다가 2005년 청계천 복원 당시 철거됐던 공중 보행교를 다시 건설한다. 낡은 보행 덱도 보수하고 연결한다. 세운초록띠공원은 벼 수수 등을 재배하는 ‘도심 농지’로 활용됐지만 앞으로는 야외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며진다. 삼풍상가∼진양상가의 나머지 구간은 추후 사업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세운상가는 오랜 세월 부침을 겪었다.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이 건물은 1968년 준공 이후 국내 유일의 전자종합상가로 명성을 떨쳤다. 하지만 1987년 용산전자상가가 들어서고, 전자상거래가 발전하면서 도심 속 낙후지역이 됐다. 이에 오세훈 전 시장은 2007년 세운상가 일대 상가를 전면 철거하고 공원을 꾸미는 ‘세운 녹지축 조성 사업’을 세웠다. 하지만 박원순 시장은 건설경기 침체 등의 이유로 지난해 3월 상가 철거 계획을 접었다.
이번에 내놓은 종합계획으로 세운상가 일대 상권이 회복될지는 미지수다. 시는 접근성을 높이는 계획만 내놓았을 뿐 구체적인 세운상가 발전상은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원 시 도시재생본부장은 “보행환경을 개선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갑자기 몰려온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공공은 도시 재생의 촉매제 역할을 하는 것이고 결국 주민들이 중심이 돼 자생력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안전사고의 위험성도 제기되고 있다. 세운·삼풍상가, 풍전호텔은 건축물 안전등급 B등급, 청계·대림·신성·진양상가는 C등급이다. B등급은 간단한 보수정비가 필요한 수준이지만, C등급은 조속한 보강 또는 일부 시설의 대체가 필요하다. 하지만 서울시는 D등급(긴급한 보수 보강 및 사용 제한 여부 판단 필요)을 받은 보행 덱만 보수키로 했다. 시가 방문객 증가를 유도하면서 정작 중요한 안전 문제는 상가 소유주에게 떠맡긴 셈이다. 이 본부장은 “건물은 민간 영역이기 때문에 우선 공공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먼저 하려는 것”이라며 “이 일대가 활성화돼 (소유주들이) 투자할 여건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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