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진드기 바이러스’ 의료진 2차감염 뒤늦게 확인, 국내 첫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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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2월 25일 11시 38분


사진=살인진드기. 동아일보 DB
사진=살인진드기. 동아일보 DB
의료진 2차감염

지난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환자를 돌본 대학병원 의료진이 이 바이러스에 2차감염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SFTS는 진드기와 같은 매개체를 통해 감염되는 특성을 가진 질환으로, 국내에서는 이른바 ‘살인진드기 바이러스’라고 불리기도 했다.

25일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해 9월 SFTS로 사망한 환자와 접촉했던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 일부가 발열과 근육통 등의 증상을 보여 혈청검사를 한 결과, 4명이 SFTS 바이러스에 2차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의 S 대학병원 의료진은 지난해 9월 패혈증이 의심돼 경기도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상태가 악화돼 이송된 60대 여성을 치료한 바 있다. 결국 숨을 거둔 이 환자의 사인은 사망 14일후에 나왔는데 SFTS 바이러스에 감염돼 숨진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숨진 환자와 접촉했던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 4명은 SFTS 감염여부를 조사한 결과 유전자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이 나왔지만 간접적인 혈청검사에서는 4명 모두 SFTS 바이러스에 2차 감염된 것으로 확진됐다. 이들은 다행히 치료 후 모두 완치 판정을 받았다.

SFTS는 2012~2013년 중국에서 사람간 감염 사례가 확인된 적이 있으나 국내에서 2차감염 의심사례가 보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FTS는 호흡기로 전파가 일어나는 질환들과는 달리 매개체가 존재해야만 감염되는데, 일상적 생활 환경에서 사람간 전파는 잘 일어나지 않는다.

SFTS의 공포가 한반도를 뒤덮었던 지난 2013년, 보건당국은 ‘사람 간 전파 가능성’에 무게를 싣지 않았던 터라 당국의 대응이 소극적이었던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시 보건당국은 의료기관에 배포한 SFTS 참고자료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주의사항에서는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며 진드기 피해를 피하는 법만 강조할 뿐 2차 감염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국내에서 2차 감염이 확인된 사례는 없다”며 “출혈성 감염병은 이미 혈액 등을 통해 2차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사실이고 사람 간 전파 가능성에 대해서 부인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SFTS는 2013년 국내에서 환자가 처음 확인된 이후 그 해에 36명이 확진받았고 이 가운데 17명이 사망했다.

의료진 2차감염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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